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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불닭' 들고 인도네시아 간 삼양식품

유통·바이오 식음료

'불닭' 들고 인도네시아 간 삼양식품

등록 2023.05.10 15:04

수정 2023.05.10 16:42

유지웅

  기자

4번째 해외 판매 법인 인니에 지난달 설립업계 최초 '무이' 할랄 인증···중동까지 공략'1조 클럽' 가입 의지··· 해외매출 국내의2배

'불닭' 들고 인도네시아 간 삼양식품 기사의 사진

삼양식품이 4번째 해외 판매 법인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출자를 앞두고 현지 라마단 기간 때문에 출자 시기가 재차 조정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적 차이가 큰 국가에 삼양식품이 진출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신규 법인을 출자했다.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인도네시아 판매를 강화하고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3월 6일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처음 공시했다. 당시 법인 취득 예정일은 4월 30일이었는데 돌연 4월 27일 재공시를 통해 취득 예정일을 5월 31일로 변경했다.

현지 최대 종교 행사인 라마단 기간(3월23일~4월21일)이 끝나고 명절 르바란(4월19~25일)이 곧바로 이어지면서 은행 영업 중단 등 서류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3일 삼양식품은 재공시 내용과 달리 이미 4월 28일부로 신규 법인 설립을 확정했다는 내용의 정정 공시를 냈다. 다행히 라마단 시기와 직접적으로 겹치지 않아 4월 내 법인 설립을 마무리 짓게 됐다는 설명이다.

중국·미국·일본 등 앞선 진출 국가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식문화가 엄격한 국가다. 인구 2억8000만명 중 87% 이상이 이슬람 신자로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부터 모든 식품에 할랄 인증표기를 의무화하는 '할랄제품보장법'을 도입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뜻하는데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을 받기가 까다로워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통한다. 인증을 받으려면 돼지고기 등 동물성 성분과 알코올을 함유해선 안 된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무이(MUI)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이후 MUI 인증을 받은 제품만을 수출하며 현지에서 꾸준히 입지를 강화해 왔다.

'MUI 할랄'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제공'MUI 할랄'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제공

인도네시아 정부의 MUI 할랄 인증은 글로벌 3대 할랄 인증으로서 세계적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중동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에도 적합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양식품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할랄' 시장에도 본격 신호탄을 쏜 셈이다.

이처럼 삼양식품이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삼양식품뿐 아니라 한국 식품 기업에겐 더없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에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탄탄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중국·인도·일본 다음가는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한국 대비 5배 큰 규모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이후 연평균 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선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로 손꼽힌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확보하면 인구 증가 추세인 동남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중위 연령이 29세 이하로 '젊고 역동적인 나라'다. 젊은 층에 한국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식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국 연상 이미지는 'K-POP'과 'K-드라마' 등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우선하고, 이것이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선 '호감 간다'와 '매우 호감 간다'가 각각 55.7%, 26.1%로 총 81.8%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대상·CJ푸드빌·SPC·농심 등 국내 식품기업의 진출이 활발하다. 그러나 현재 라면업계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 곳은 삼양식품이 유일하다. 농심과 오뚜기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제품을 수출하고는 있지만 현지 법인은 없는 상태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인도네시아 편의점 1위 업체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알파마트 제공삼양식품과 농심은 인도네시아 편의점 1위 업체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알파마트 제공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라면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라는 점도 호재다. 특히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해외 라면 인기가 높아지며 연평균 라면 수입액은 5.5%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할랄 시장이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도 MUI 인증을 받은 삼양식품에겐 고무적이다. 할랄 시장은 매년 5~10% 이상 성장하는데 다른 식품군의 연평균 성장률이 1~2%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은 무슬림이고 이들이 소비하는 할랄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2000억달러(2913조200억원)에서 2024년 3조2000억달러(4237조1200억원)로 연평균 6.2%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해외 판매법인을 설립, 각 나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소비자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현지 특성을 반영해 불닭브랜드 면류·소스류와 삼양라면 매운맛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9090억원, 영업이익 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 38% 증가한 수치다. 해외 매출은 56% 늘어난 6057억원이었다.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의 2배인 셈이다.

증권가는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66.1%에 이어 내년엔 7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도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1조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날 현재 8829억원이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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