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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형건설도 자본 확충 비상···업계 양극화 현상도

부동산 건설사 레고랜드발 부동산PF 파장

대형건설도 자본 확충 비상···업계 양극화 현상도

등록 2022.10.25 07:57

수정 2022.10.25 15:38

장귀용

  기자

현금성자산 넘는 'PF 유동화 잔액'···연장 거부 시 줄도산 위험현대건설, PF 잔액만 6조원 업계 최대 규모···2위는 롯데건설DL이앤씨‧GS건설, 현금성 자산만으로 PF 감당할 수 있어미분양 우려 확산에 따른 미청구공사금 회수 리스크도 커져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미청구공사금액의 규모도 커지면서 자금경색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현장으로 내용과 무관. 사진=둔촌주공 시공사업단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미청구공사금액의 규모도 커지면서 자금경색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현장으로 내용과 무관. 사진=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업 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에 건설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남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낸싱(PF)이 목줄을 죄는 형국이다.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공사를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미청구공사도 늘고 있다. 자금경색을 두고 업체마다 리스크 양극화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계에 '흑자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와 건설사가 보증을 선 PF ABCP와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중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32조3908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이 금액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이를 떠안게 되는 건설사와 증권사는 유동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건설업계의 PF 유동화 위기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고공행진과 연관이 깊다. 올해 상반기 기준 10대 건설사의 PF 신용보강 제공 금액은 약 19조 86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6조1799억원으로 가장 많고, 롯데건설이 5조155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이외에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도 1조원이 넘는 PF 신용보강 제공금액을 안고 있다.

특히 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기업평가(KR)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상반기 기준 우발채무로 분류되는 자금보충약정금이 4조3000억원 규모로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태영건설(2조3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을 반영한 조정PF우발채무도 가장 많다. 우발채무는 당장은 부채로 잡히지 않지만 일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부채로 전환되는 채무보증을 말한다.

건설업체별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건설업체별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

이 때문에 건설업계에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충으로 급한 불을 끄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유상증자를 결의한 건설사는 9개사에 이른다. 롯데건설·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H건설·삼부토건 등이다. 이 중 롯데건설은 19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하고 바로 다음날 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과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보수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온 건설사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금성자산 대비 PF 금액이 크지 않은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 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10대 건설사 중에는 DL이앤씨의 사정이 좋은 편이다. DL이앤씨는 현금성자산이 1조3518억원 규모에 PF 잔액이 약 8000억원에 불과하다. 부실우려가 큰 우발 PF가 거의 없다. 1년 내로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도 1690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GS건설도 현금성자산(1조8925억)이 PF 잔액(1조2729억)보다 많다. 다만 단기차입금이 5020억원에 달해 여유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재작년부터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온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은 사정이 녹록치 않다. 현대건설은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현금성자산(1조9597억원)을 가지고 있지만, PF 잔액이 6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단기차입금도 5885억원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현금성자산(5246억원) 대비 PF 잔액(5조155억)이 9.5배에 달한다.

그래픽=장귀용 기자그래픽=장귀용 기자

문제는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미분양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금액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 금액은 13조215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7% 증가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사업지연 등으로 인해 발주처와 이견을 빚는 사업장이 많아져서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대표적이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진행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것을 말한다. 당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추가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한 미청구 공사액은 미수 가능성도 높아 건설업체의 장기 리스크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다만, 업계에선 건설업계가 당장 부도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결정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돼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조합이 브릿지론이나 사업비대출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대보증 등의 형태로 신용보강을 제공한 건설업체의 위험성도 커지는 구조"라면서도 "당장 정부에서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데다, 업체별로 자금 확충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도산 위기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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