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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급등까지···수도권 주택거래 꽁꽁

부동산 부동산일반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급등까지···수도권 주택거래 꽁꽁

등록 2022.06.19 12:25

수정 2022.07.10 17:57

김성배

  기자

'노도강' 등 인기지역 1억∼3억원 낮쳐도 안팔려미국 등 금리인상 공포에 서울 거래시장 얼어붙어"집값 조정 불가피···지속 여부는 규제완화 등 봐야"

서울 부동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서울 부동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2주택 보유자인 김모(51)씨는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가 시행된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팔려고 내놨지만 한 달이 넘도록 매수 문의 한 통 받지 못했다.

6월 1일 보유세 과세일까지 매도가 어려워 보여 시간 여유를 갖고 팔려고 시세 수준에 매물을 내놨더니 매수자들의 입질조차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중개업소에서 애초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춰서 빨리 팔자고 했는데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도 있어서 시세를 고집한 것이 지금 와서 후회가 된다"며 "현재 5000만원 이상 낮춰 내놓은 급매도 안 팔린다는데 집값이 점점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다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도권의 주택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이후 매물 증가, 우리나라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선 이후 잠시 반짝하던 기대심리가 꺾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추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시장에 불안심리가 드리워지고 있다"며 "당분간 집값이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한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고, 지난주(-0.01%)보다 하락폭도 커졌다.

연초부터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져 온 가운데 다주택자 절세 매물은 늘어난 반면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 부담까지 커지며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이다.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성북구 일대는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 강북 인기 지역인 마포·성동·서대문구 등지까지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서초(0.57%), 강남(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지난 주말 주요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시장은 미국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여파로 매수 문의가 뚝 끊기는 등 종전보다 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주말 내내 매수자들의 문의 전화를 한 통도 못 받았다"며 "가뜩이나 역대급 거래 절벽 속에 글로벌 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 소식이 전해지자 싼 매물을 기다리던 매수 대기자들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 외에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의 매물도 계속 나오는데 집을 팔고 다른 데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이 안 팔려 발이 묶인 사람들이 많다"며 "시세보다 1억원 낮춰 팔겠다는 집주인도 있는데 매수세가 전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1∼4단지 3천885가구 가운데 올해 매매 실거래가 건수(신고 공개 건수 기준)가 단 2건에 불과하다.

전용면적 84.89㎡의 경우 지난달 31일 17층이 18억7500만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9월 최고가(19억3500만원) 대비 6000만원 떨어졌고, 지난 5월 3일에 신고된 전용 84.6㎡는 18억4000만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최고가(19억4500만원)보다 1억500만원 하락했다.

강남권인 송파구 잠실 일대도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엘스·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일반 매물(25억원)보다 최고 2억원 이상 낮춘 22억∼23억원짜리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앞서 그나마 팔린 것들도 최고가 대비 2억∼3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달 22억5000만원에 팔려 작년 11월 최고가인 26억원보다 3억5000만원 낮은 금액에 신고됐다. 또 레이크팰리스 전용 84.82㎡는 지난달 22억3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인 작년 11월 24억8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부담이 연 6%대로 높아졌고, 앞으로 최소 7∼8%대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매수세가 붙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에 토지거래허가제가 다시 1년 연장되면서 초소형 주택까지 허가 대상에 포함돼 거래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중저가 주택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도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선 직후에는 1000만∼2000만원 낮추면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5000만∼6000만원 낮게 내놔도 안 팔린다"며 "빨리 판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래 침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 1, 2위를 기록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도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으로 인해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는 작년 광역급행철도(GTX) 신설과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영끌족' 등이 몰리며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상승률(8.02%)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약세로 반전돼 지난주까지 인천이 0.33%, 경기가 0.41% 각각 하락했다. 서울의 누적 하락률(-0.13%)을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당·일산 등 일부 1기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늘어난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영끌족, 패닉바잉(공황구매) 매수자들이 다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의 경우 화성(-2.53%), 시흥(-2.43%), 오산(-1.39%), 수원(-1.09%), 하남(-1.02%) 등지의 올해 누적 하락률이 1%를 넘었다.

화성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일대 한화꿈에그린, 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최고가가 14억원을 넘었으나 지금은 2억∼3억원 낮춘 11억∼12억원에도 거래가 안 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동탄2 시범단지내 한 중개업소 대표는 "남동탄 지역에 새 아파트로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3년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간에 기존 주택을 팔려고 내놓으면서 급매가 늘어난 것"이라며 "최근 대출이 어렵고 금리가 오르면서 매수세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인천 내에서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인데 올해 들어서는 누적 하락률이 1.22%에 달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더라도 '똘똘한 한 채'는 놔둔 채 양도세 부담이 적고 앞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곳부터 매도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기와 인천은 지난해 집값 상승폭이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과도했고 입주 물량도 늘기 때문에 앞으로 하락폭이 꽤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6만4천450건으로 양도세 중과배제 시행 전(5월 9일)보다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13.9%, 인천은 14.2% 각각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4월 1750건에 이어 5월에도 1594건에 그치면서 작년(4월 3655건, 5월 4901건)의 절반 이하로 급감한 가운데 이달에도 반토막 거래량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2008년 9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금리 인하, 규제완화 조치로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가 정부가 다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강화하고, 일명 '반값아파트'로 불린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떨어지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앞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금리가 계속 더 오르면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2008년 외환위기 때와 현재는 경제 상황이 다르고, 새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 등 규제 완화, 보유세 감면 등을 추진 중인 만큼 하락폭이나 하락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낮춰주는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변수가 워낙 커 대출 규제 경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 주택가격도 일부 조정기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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