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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 친환경 인증 축소에 난감해진 BGF에코바이오

PLA 친환경 인증 축소에 난감해진 BGF에코바이오

등록 2022.02.04 15:38

김민지

  기자

'순환자원 재활용' 역점 둔 脫 플라스틱 정책분해 조건 관계 없이 PLA·PHA 등 인증 안돼차남 홍정혁 이끌던 '화이트바이오' 사업 제동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환경부가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친환경 인증을 축소하면서 BGF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BGF에코바이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BGF그룹은 친환경 흐름에 맞춰 오너 2세 홍정혁 부사장 진두지휘하에 생분해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PLA'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해 친환경 인증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기존의 인증 유효기간까지만 인정된다. 포장재·생분해성 수지·바이오매스 수지 제품 중 일회용품은 인증 발급이 원칙적으로 제외되며 특히 생분해성 수지는 통상적으로 회수가 어려운 농업용 필름, 수의용품 등에 한해 인증이 유지된다.

정부의 '탈(脫)플라스틱' 대책에 따라 편의점 등 소매점 내 플라스틱 사용에서도 규제가 본격화한다. 정부는 올해 11월 말부터 생분해성 봉투를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2003년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친환경 인증 기준을 발표하고 제품 확산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순환자원 재활용'에 중점을 둔 정책에 맞춰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친환경 인증을 중단했다.

일반 화학 플라스틱의 경우 융용과 재성형을 통해 재활용이 되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화학 플라스틱과 섞이면 성분이 달라 오히려 이물질로 작용해 재활용이 저해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일정 자연 조건에서 90%이상 분해되는 PLA나, 해양에서 100%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진 PHA와 관계 없이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친환경 인증은 이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생분해 플라스틱을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뛰어든 업체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당장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이 PLA 제품 생산과 관련된 곳들이다. BGF에코바이오가 대표적이다.

BGF에코바이오는 홍정혁 부사장을 중심으로 '화이트바이오' 시장에 힘을 주고 있었다. 화이트바이오는 석유기반 화학제품을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 분야다. 기존 화학산업 소재 대신 식물이나 미생물, 효소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이 대표 제품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PBAT·PLA·PHA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BGF에코바이오는 그중에서도 PLA에 집중했다. PLA는 생분해 플라스틱 가운데서도 상용화가 잘 돼 있고 물성을 조절하는 기술이 상당 수준 올라와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PLA는 2018년 이후로 시장 수요가 급증하였으며 연평균 26%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중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소재로 글로벌 플레이어들도 많다. 국내에는 소재는 연구개발 진행, 상용화는 가공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BGF는 2019년 BGF에코바이오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 KBF 지분 77.01%를 인수했다. KBF는 국내 유일의 생분해성 발포 플라스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플라스틱의 재활용·수거 등의 별도 과정 없이 매립만으로도 6개월 이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관련 핵심 기술력(관련 특허 7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제조업체인 '코프라(KOPLA)' 지분 44%도 확보했다.

홍정혁 부사장이 화이트바이오에 힘을 주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편의점 사업과의 높은 관여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편의점 PB 상품이나 가정간편식(HMR) 등을 포함해 유통 사업 곳곳에 활용되고 있는데, 정부가 플라스틱 생산·사용 감축 대책을 내놓으면서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면 유통업이 아닌 제조업으로까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함과 동시에 편의점 CU, 새벽배송 계열사 헬로네이처와의 시너지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런데 PLA 소재가 친환경 표지에서 제외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PLA는 생분해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정부의 지침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PLA는 180일 동안 56~61가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서 90%이상 생분해가 가능하다. 환경부의 입장대로 PLA는 '자연 환경 자체'에서 실제로 충분한 생분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탈플라스틱 정책 시행에 따라 BGF에코바이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봤다. BGF에코바이오는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를 통해 산업재 플라스틱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사업성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뒀다. 게다가 PLA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ESG 경영 강화와 맞닿아있었다. 하지만 친환경 표지 인증 없이는 사업 미래성이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소재를 생산, 컴파운딩하고 실제 상용화할 수 있게 제품화 시키는 것 외에도 수거·처리 시설까지 사업화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면서 "세계적인 흐름도 화학 소재 대신 생분해 소재를 활용하는 추세로 가고 각각의 생분해 소재들마다 장점이 있는 데도 환경부에서 세심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듯해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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