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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앞에서도 ‘빅히트·BBIG·테슬라’

차례상 앞에서도 ‘빅히트·BBIG·테슬라’

등록 2020.10.01 08:30

고병훈

  기자

동학개미 열풍 이후 첫 명절···‘너도나도’ 주식 얘기상장 앞둔 빅히트 최대 ‘관심사’···세대간 벽 허물어“BBIG·해외주식도 화두”···추석 이후 증시 향방은?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ㅇㅇ주식은 어때?” “∆∆주식은 큰 호재가 있대” “지금은 ㅁㅁ주를 들어갈 때야”

이번 추석 명절에 흩어져 있던 가족,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나눈 대화의 일부다. 요즘 어느 모임에서든 두 사람만 모이면 주식 얘기를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명절 차례상 앞에서도 어김없이 펼쳐졌다.

특히 올해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고,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IPO(기업공개) 최대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되는 등 각종 이슈가 만발한 상황에서 주식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빅히트 청약 넣어볼까?”=세대불문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나 빅히트였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5~6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청약에는 세계에 뻗어있는 BTS 팬들이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 청약 성적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BTS팬들인 ‘아미’들도 1주당 1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청약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투자라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최소한 1주라도 보유해 BTS를 향한 ‘팬심’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주식에 관심이 많은 50대 큰아버지와 BTS팬인 10대 조카가 나란히 앉아 BTS 이야기를 나누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달 24~2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빅히트는 공모가를 희망밴드(10만5000원~13만5000원)의 최상단인 13만5000원에 확정했다.

지난달 초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증거금 58조원이 몰렸다. 빅히트 공모가는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보다 높고 청약 경쟁도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거금이 6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TS의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 유니버스와 서사를 만들고 이를 음악에 녹여 UN 연설을 통해 전달하는 과정만 이해해도 빅히트는 단순한 기획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며 “BTS의 성공 요인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빅히트가 아니었다면 빌보드 1위뿐만 아니라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수익화 과정을 일궈낸 BTS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고르기 들어간 ‘BBIG’ 주도주로 계속 갈까?”=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도 대화에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BBIG는 최근 완연한 조정세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LG화학·삼성SDI·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BBIG7 종목 주가는 평균 8.9% 하락했다. 하락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9월 한 달 동안 주가가 1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 대장주’ LG화학은 물적분할과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슈 등으로 주가가 11.9% 내렸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11.6% ▲카카오 -9.2% ▲네이버 -8.6% ▲삼성SDI -4.6% ▲엔씨소프트 -2.6% 등 7개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는 미국 기술주의 약세, 미국 추가 부양책 부재 우려, 영국 등 일부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이 꼽혔다. 또 그간 증시를 떠받치던 BBIG 주도주들의 주가 상승이 둔화하면서 지수 전체적으로도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BBIG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어느 정도 가격 및 기간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주도주’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시작된 미국 기술주 급락과 함께 코스피에서도 BBIG 주도주들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도주를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높아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하지만 이번 상승을 이끌었던 대표주들의 지위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이번 주도주 사이클의 핵심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검증된 압도적인 성장 모멘텀인 만큼 오히려 단기 악재가 해소된 이후 주도주들은 재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진=테슬라 제공사진=테슬라 제공

◇“3040 최대 관심사는 해외주식”=추석 명절로 국내증시는 모두 휴장하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 등 해외주식은 정상 개장한다. 이 때문에 테슬라·애플 등 해외주식에 대한 이야기도 꽃을 피웠다.

최근 3040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미국 증시가 기술주 불안으로 크게 흔들렸음에도 오히려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결제 규모는 117억4900만달러(약 13조7404억원)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치인 지난 7월의 92억7475만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종목별로는 테슬라 매수 결제 규모가 28억4478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애플(15억7244만달러), 아마존(7억8260만달러), 엔비디아(7억4725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기록적 랠리를 펼치며 지난달 2일 1만2056.44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최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 종목인 애플과 테슬라는 9월 들어 각각 14.9%, 11.8% 하락했고, 아마존과 엔비디아도 각각 10.1%, 4.3% 내렸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테슬라는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인 지난 8월 31일 12.57%나 오르며 4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9월 8일에는 전장 대비 무려 21%나 하락하며 주당 33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9월 들어 지난 29일까지 20거래일간 테슬라 주가가 5% 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날은 거의 절반인 9일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전문가들은 11월 3일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과 유럽 코로나19 우려를 반영한 측면이 크고, 미국만의 위험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바꿀 시점은 아니나, 미국 주식시장 비중을 조금 축소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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