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타로 이야기] 꾸뻬씨의 행복여행(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2014)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포스터, 타로 21번과 0번 카드(왼쪽부터).

안정되고 완벽한 일상을 보내는 정신과 의사 `헥터`. 그의 하루는 늘 그랬듯이 무탈하게 흘러만 간다. 예쁘고 모든 것을 챙겨주는 연인 `클라라`와 자신을 믿고 항상 찾아주는 환자들...하지만 헥터 안에는 미처 성장하지 못한 `내면아이`가 존재하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삶이 무미건조하다고 느끼게 되자 그는 행복을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 중 부유한 은행가를 만나 돈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과 행복을 비교하기도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죽음과 행복에 대해 알게 되고 첫사랑과 재회해 자신의 진정한 감정들과 접하게 된다.

헥터의 행복을 기록한 수첩에는 ▲남과의 비교는 행복을 망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나 지위를 찾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미래에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 자유를 줄지도 모른다 ▲때때로 전부를 알지 못하는 것이 행복일 수 있다 ▲불행을 피하는 것은 행복의 길은 아니다 ▲상대는 나를 끌어내릴 사람인가? 끌어올릴 사람인가? ▲행복은 소명에 답하는 것 ▲행복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것 ▲고구마스튜 ▲두려움은 행복을 가로막는다 ▲행복이란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행복은 축하해주는 것을 아는 것 ▲사랑은 귀 기울이는 것 ▲향수는 향수일 뿐이다 등이 기록돼 있다. 수첩에는 적지 않았으나 `우리는 모두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타로의 21카드는 메이저의 마지막 카드인 `월드`로 완성을 의미한다.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끝맺음을 상징한다. 월드 속 여인은 양손에 마법지팡이를 들고 있어 세상과 교류할 수 있는 힘을 보여 주고 있으며 화한 모양의 월계수 안에 있다. 위아래 빨간 매듭이 있는데 이 여인은 매듭을 끊고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세상 속에 갇히게 된다. 여인이 매듭을 풀고 나온다면 0번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것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타로의 0번 카드는 바보카드로 이 아이는 어디론가 떠나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화려하지만 소매 끝이 떨어져 있는 옷의 모양이 집시를 연상시키는데 여기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한손에 흰 꽃을 들고 있는 것은 분위기를 맞추며 낭만적인 사람임을 상징한다. 아이가 서 있는 곳은 벼랑 끝이고 이는 한계상황에 왔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함을 암시한다. 흰색 강아지는 자신을 따르는 동반자를 말하고 역마살을 나타내기도 한다. 상담 시 이 카드를 뽑는 내담자는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상태거나 여행을 준비하기도 한다.

헥터는 자신의 안정된 생활의 모습은 21번 카드로 모든 것이 갖추어진 자신의 세계를 보여준다. 어느 날 자신이 행복한가를 생각하게 되고 무엇이 사람들에게 행복인가를 찾기 위해 계획도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는 모습은 마치 0번 카드와 같다.

헥터가 찾은 행복은 연인 클라라의 소중함이다. 특별하게 변한 것도 바뀐 것도 없다. 우리는 행복이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으며 우리가 지니고 있다. 항상 행복한 사람은 없다. 그건 항상 불행한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난 무엇을 사면 행복할 거야’, ‘난 이 곳에 가면 행복할 거야’라는 생각은 자신의 행복을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성취하는 행복은 2주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 최정임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