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냐 부동산이냐’···딜레마에 빠진 금융당국

[고삐풀린 집값]‘가계부채냐 부동산이냐’···딜레마에 빠진 금융당국

등록 2016.09.20 08:40

조계원

  기자

가계부채 상반기만 54조원대부분이 아파트 집단대출강력한 규제 필요한 시점에주택시장 악화할 가능성 커섣부른 규제정책 내지못해

정부가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증대로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옥죄일 경우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수 있는 영향이다.

특히 내수시장이 침체된 현재,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될 경우 경제 성장률 하락과 국내 경제의 선순환 구조 붕괴로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는 1.25%로 사상최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낮은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1257조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증가액만 54조원으로 단기간에 대출을 통해 사상 최고수준의 자금이 시장에 공급됐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대되면서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25일 앞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지 6개월 만에 새로운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는다. 가계대출 자금이 대부분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에 착안해 공공택지 공급을 감축하고, 사업이 확정된 아파트 분양물의 집단대출 보증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주택 사업 인허가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주택 공급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우려에 따라 공급측면에 치중한 나머지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시장에 풍부한 자금이 풀린 상황에서 전매제한 강화,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 적용 등 효과적인 수요조절 방안의 배제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

가계부채를 잡기위해 주택 공급만 축소한 결과 가계부채 대책이 집값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이다. 가계부채 대책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결국 정부는 대책발표 1주일 만에 향후 실행될 가계부채 대책들을 조기에 집행하기에 이르게 된다.

집값 상승으로 주택시장이 과열될 경우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수 있는 영향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을 인정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억제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부동산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있었다”며 “공급조절에 따라 집값이 내년까지는 소폭 인상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급물량이 안정화 되는 내후년 부터는 집값도 안정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급측면의 조절만으로는 집값 상승과 함께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매제한이나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가이드 적용 등 강력한 수요조절 정책이 없다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조절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집값상승은 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우려한 나머지 반쪽짜리 정책만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ozdark@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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