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사극임을 내세운 ‘왕의 얼굴’ 방영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방영중인 ‘비밀의 문’과는 조선시대 왕과 아들의 비극을 다룬다는 점에서 비교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련의 퓨전 사극들과 달리 의상을 비롯해 세트장 하나하나까지 철저한 고증에 의해 재건되는 만큼 드라마 이상의 볼거리가 숨어있다.
◇ KBS vs SBS, 자존심 건 진짜 같은 사극 세트장
SBS 월화 대기획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 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의 리얼리티가 넘치는 궁궐은 SBS 일산제작센터내 스튜디오에 400여평이 넘는 규모로 마련된 세트장. 실제를 방불케 할 만큼 리얼리티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영조와 세자의 편전을 비롯해 영조의 희정당 동온돌 그리고 각종 회랑과 대청마루에다 세자시강원, 일실, 동궁전, 별실, 희우정, 예진화사준비실, 회랑 등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다 김택과 이종성, 박문수 집무실의 빈청들, 궐내각사 일각 등을 포함되며 궁궐이 이뤄진 것이다. 또한 지담의 아지토와 서균의 지하공방, 두개의 민가 공간 등도 지어졌다.
KBS2 후속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윤수정, 연출 윤성식, 제작 왕의 얼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은 경기도 안성 일죽 세트장에 세웠다.
특히 이곳에는 선조 대까지 역대 임금의 초상을 볼 수 있는 선원전 세트가 마련됐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 고증과 스태프들의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소품과 세트장이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 것.
연산군을 제외하면 14대 임금인 선조 대까지 선왕의 어진은 태조 이성계부터 명종까지 총 12점으로, 이중 실제 어진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태조 어진뿐이다. 또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이 봉안된 선원전은 종묘와 함께 혈통과 뿌리를 찾고자 하는 왕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장소로 극중 광해의 불안한 성장기를 보듬어주는 핵심적인 공간이자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의 살아있는 캐릭터가 된다.
◇실제 같은 궁궐, 철저한 고증에 상상력 더했다
‘비밀의 문’은 스케일이 큰 장소들을 고증하기 위해 제작진은 서울의 5대궁인 경복궁과 창덕궁, 그리고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과 지방에 위치한 사극 오픈세트를 일일이 답사했다. 여기서 실제 궁들의 공간들에 대해 꼼꼼히 따지며, 그 활용도를 이번 세트에다 최대한 살려내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단청, 창호, 우물마루 등의 형식에 대한 리얼리티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무려 4개월 동안 연구분석 후 답사를 거쳤다. 이후 프리 디자인과 피드백, 그리고 미술협의, 최종디자인을 포함한 디자인기간이 3개월 가량 이 소요되었고, 여기에다 세트를 제작하기 위해 약 2개월이 더 들기도 했다.
‘왕의 얼굴’ 속 선원전을 통해 선보여지는 어진은 600년 전 조선 왕들의 특징을 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어진 제작을 위해 각종 사료들을 비롯해 태조와 후대의 어진들을 참고해 모사와 복원에 힘을 실은 한편, 선원전 자체는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와 콘셉트에 맞게 새롭게 창조했다.
높이 걸려있는 12점 어진들의 웅장한 모습은 당대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고 곤룡포의 보와 어깨의 용문양은 이금(아교에 갠 금가루) 효과로 왕실의 품격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왕의 얼굴' 제작진은 지난 10월 22일 촬영을 시작해 순천 선암사, 하동의 고택, 문경, 용인, 부안, 남양주, 안성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조선시대 가장 드라마틱했던 역사 속 장면들을 보다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역사적 고증, 재미와 지식 두마리 토끼 잡는다
‘비밀의 문’ 세트는 임금 영조가 옷깃이 헤진 용포를 입을 정도로 절약과 수수함이 몸에 배어있다는 점에 힌트를 얻어 지어진 덕분에 퓨전스러움이나 과장된 양식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다. 이 같은 제작진의 꼼꼼한 고증과 재해석에다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영조시대 건축의 정통성이 부각된 구조와 미를 소개할 수 있었다.
‘왕의 얼굴’이 전면에 내세운 선원전은 임진왜란 당시 불타버린 곳이다. 원래 선원전에 대한 사료와 현재 남아있는 창덕궁 구 선원전의 양식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이제껏 보아왔던 왕의 공간과는 사뭇 다른 ‘왕의 얼굴’만의 개성 넘치는 장소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왕의 얼굴’ 제작사 관계자는 “왕가의 얼굴에 얽힌 비정한 역사를 품고 재탄생한 어진과 전각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숨은 볼거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비밀의 문’은 비밀문서 ‘맹의’의 진실이 밝혀진 뒤 영조(한석규 분)와 세자 이선(이제훈 분)의 불화가 심화되면서 긴장감이 더욱 극에 달하고 있다.
오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왕의 얼굴’은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감성팩션로맨스활극'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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