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비메모리 분야서 신성장동력 모색

반도체업계, 비메모리 분야서 신성장동력 모색

등록 2014.04.23 18:10

강길홍

  기자

메모리 분야 평정한 삼성·SK 비메모리로 눈돌려···LG도 기회 엿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평정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비메모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를 못 펴고 있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기술 변화 속도가 느리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진 않지만 정밀한 공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지털카메라용 이미지 센서(CIS), TV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이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다.

종합반도체회사를 표방하는 삼성전자도 메모리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영향력은 이에 못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216억73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33.1%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지난해 매출 105억8500만달러에 시장 점유율은 4.7%로 인텔·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이은 4위에 머물렀다.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 1위 도약을 위해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LSI, LED 등 전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경영현황 설명 메시지에서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모든 부분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2위인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와 전략적 제휴를 단행한 것도 비메모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은 14나노핀펫 공정기술을 글로벌파운드리에 제공하고 대신 대규모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을 파운드리 업체에 의뢰하는 퀄컴·애플 등을 비롯한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들이 같은 디자인으로 삼성과 글로벌파운드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원 디자인-멀티소싱’ 체계가 구축됐다.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를 비메모리 사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관련 사업 집중 점검에 나섰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종합 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비메모리 사업의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의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CIS 업체인 실리콘화일을 100% 자회로사 편입한 것도 비메모리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또한 삼성전자 출신의 비메모리 전문가인 임형규 SK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반도체 시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철수했던 LG그룹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독자 개발해 양산을 앞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 분야 강화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이 보다 탄탄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 IT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분야에서도 비메모리 반도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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