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간편하게 식음료를 보관하는데 사용했던 플라스틱 용기들은 한쪽으로 멀찌감치 비켜선 형국이다.
지난해 가을 플라스틱 용기에서 내분비계를 혼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이 발견되면서 플라스틱 용기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용기를 대신해 스테인레스 그릇이 건강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길에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플라스틱을 대신해 스테인레스 그릇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졌고, 이사를 가는 가정이면 새롭게 그릇들을 마련하느라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테인레스 그릇 또한 철, 니켈, 크롬 등 여러 가지 금속이 섞여있는 합금제품으로 녹슬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과연 플라스틱보다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그릇이 우리 몸에 좋은 걸까? 스테인레스 그릇은 정말 녹이 생기지 않을까?
강원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송희 교수는 "스테인레스에 들어있는 금속 성분들은 가정에서 조리를 하는 온도에 안정적이어서 인체에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스테인레스 그릇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비인기 상품으로 전락한 이유였던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웰빙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는 화학물질로 다이옥신과 DDT 등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가소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 용기를 만들 때 모양을 변형시키는데 사용되는 가소제는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불임, 성장발육 장애, 발암 등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한번 환경호르몬에 접촉할 경우 몸 속에 축적돼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해악성이 밝혀지면서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담아 먹는 것이 자제되고 있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유리그릇, 도자기는 특성상 쉽게 깨질 수 있어 스테인레스 그릇이 유망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김송희 교수는 "스테인레스의 종류만 4가지로 니켈과 크롬이 각각 18%, 11% 정도 들어있는 것이 안정적"이라며 "가장 안정적인 상태인 오스테나이트 316은 쉽게 부식되지 않고, 자성을 띄지 않아 식음료를 보관하는데 적당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또 "일부에서는 한약을 탕재용기로만 끓여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철이나 알루미늄 용기에서 한약을 달일 경우 성분에 미묘한 차이를 보일지언정, 스테인레스 그릇으로 달인 한약의 효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테인레스 그릇은 쉽게 녹슬지 않고 잘 깨지지 않아서 위생적인 것이 특징이다. 반면 가정에 있는 싱크대가 일부 녹이 슬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에 사용된 스테인레스의 품질에 따라 소금물로 부식될 수 있다.
따라서 스테인레스 그릇에는 김치, 젓갈류 등 짠 음식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판중인 스테인레스 제품들 가운데 일부는 316에 해당하는 원자재보다 다소 품질이 떨어진 원료가 들어있어 염분에 의해 부식될 수 있다.
스테인레스 그릇은 열전도율이 높아서 뜨거운 음식이 금방 식는다. 황토로 빚은 옹기나 도자기 그릇에 비해 보온성이 떨어지고, 미관상 찌그러질 수 있는 것은 단점으로 통한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뉴스웨이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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