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재계약에도 불확실성 여전예치금 2조 감소···자체 수신 증가 더뎌토스뱅크 추격 속 수익 다변화 과제
케이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1년 연장하며 '계약 종료' 위험을 넘겼다.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 인수로 한때 제휴은행 변경 가능성까지 대두됐지만 7년째 이어온 기존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1년 단위 계약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데다가 제휴가 유지되더라도 가상자산 시황에 따라 관련 자금이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비트 없이도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계약기간은 기존 이달 5일에서 내년 10월 5일까지로 늘어났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부터 업비트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제공하며 가상자산 이용자 예치금의 보관·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이번 계약 역시 양측이 별도로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구조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재계약을 앞두고 하나은행이 1조33억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하면서 제휴은행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면서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휴 은행이 향후 하나은행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동행을 이어가는 쪽을 택하면서 당장의 시장 우려는 해소된 상태다. 다만 이번 재계약이 중장기적인 협력관계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계약기간은 여전히 1년 단위로 유지되는 만큼 케이뱅크로서는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제휴은행 변경 가능성은 늘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계약을 연장한 상황인 만큼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토스뱅크와 순익 격차 단 12억원···독자 성장 경쟁력 시험대
케이뱅크 역시 업비트와의 제휴 종료 가능성을 주요 경영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올해 초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두나무와의 제휴관계가 종료되거나 변경될 경우, 예치금 이탈과 사업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투자위험 요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 재계약으로 시장의 우려를 씻고 일단 1년의 시간을 벌었지만, 현재로서는 마냥 반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비트와의 제휴가 유지되더라도 현재 가상자산 시장 흐름이 케이뱅크의 수신 기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업비트 연계 예치금은 5조832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조7350억원으로 반년 만에 약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전체 수신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20.5%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0%로 6.5%포인트(p) 낮아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과거 수신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50% 이상을 차지했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몇 년간 자체 수신 경쟁력을 높이면서 수신 잔액을 늘려왔다"며 "업비트 예치금 비중도 10%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체 수신 경쟁력이 그만큼 강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업비트 관련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이를 제외한 수신의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반년 사이 업비트 예치금이 약 2조1000억원 줄어드는 동안 이를 제외한 수신은 3029억원(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수신도 28조4319억원에서 26조6371억원으로 약 1조8000억원 줄어들면서, 자체 수신 확대보다 업비트 관련 자금의 가파른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빈자리 채울 새 먹거리···독자 성장 경쟁력 시험대
수익성 측면에서도 독자적인 성장동력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한 수신 기반·고객 확대는 케이뱅크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독자적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842억원) 대비 2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118억원에서 2530억원으로 19.5%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733억원에서 233억원으로 68% 감소했다.
이자이익 증가에도 채권매각이익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체 순이익은 뒷걸음질 친 것이다. 은행 본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부각되는 대목이다.
특히 그 사이 경쟁사인 토스뱅크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12억원으로 좁혀진 데다가 2분기만 놓고 보면 토스뱅크가 2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케이뱅크를 앞질렀다.
수신 규모에서는 이미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말 토스뱅크의 수신 잔액은 27조757억원으로 케이뱅크(26조6371억원)보다 약 4400억원 많았다. 특히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에는 업비트 연계 예치금 3조7350억원이 포함돼 있어 두 은행의 수신구조에도 차이가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와의 제휴라는 차별화된 수신 기반을 확보하고도 후발업체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계약에 대해 케이뱅크가 독자적인 성장 경쟁력을 입증할 시간을 다시 확보했다는 의미로 평가한다. 당장의 수신 기반은 지켰지만 인터넷은행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신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키울 수 있느냐가 향후 성장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금융이나 스테이블코인 등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디지털자산 분야의 경우 업비트와의 제휴에서 쌓은 기반을 활용해 금융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은 케이뱅크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법인 가상자산 거래는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기업뱅킹 인터넷 홈페이지 내 '가상자산 이용법인 등록' 전용 페이지를 운영해 법인 고객의 편리한 계좌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사업이 기존 업비트 제휴에 따른 사업적 효과를 대체할 만큼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금융은 안정적인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가 중요하고, 법인 가상자산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관련 제도 정비와 시장 확대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재계약으로 케이뱅크가 당장의 불확실성은 덜었지만 업비트와의 협력관계가 언제까지나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새로운 사업을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키우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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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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