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 유도하는 이벤트, 따로 노는 경고···빗썸 투자자 보호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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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유도하는 이벤트, 따로 노는 경고···빗썸 투자자 보호 '엇박자'

등록 2026.10.13 11:36

한종욱

  기자

빗썸 내 소형 코인 거래 소수 계정에 집중공개된 경고 수치와 실제 지표간 차이 발생업계 "상장 직후 투자 과열 막을 장치 필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공하는 시장경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신규 상장된 소형 코인의 거래가 소수 계정에 집중된 가운데 공개된 거래 비중과 경고 표시가 엇갈리는 현상이 발생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장 직후 거래를 유도하는 이벤트도 진행된 만큼 시장에서는 보호 장치와 마케팅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뉴스웨이 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께 빗썸에 상장된 '디에이전트에이아이'의 상위 10개 계정 거래 비중은 93%였다. 하지만 당시 빗썸에서 표시된 주의 단계는 '소수계정 50% 이상 75% 미만 거래 집중'으로 나타났다. 공개 지표상 거래 대부분이 상위 10개 계정에 몰렸지만 경고 화면에는 이보다 낮은 수치가 제시된 것이다.

같은 날 '도플러 파이낸스'에서도 높은 거래 집중도가 확인됐다. 상위 10개 계정의 거래 비중은 90%까지 높아졌으나 빗썸은 '소수계정 75% 이상 90% 미만 거래 집중'에 해당하는 경고를 표시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이 코인의 일일 거래대금은 1603억원으로 빗썸 원화마켓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당시 비트코인 거래대금인 135억6000만원의 약 12배에 달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은 산정 시간의 간극을 인정하면서도 이상 거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빗썸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종목별 상위 보유자 10명의 보유 비중과 거래 비중을 10분 단위로 공개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감시 및 예방조치를 시행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위 계정의 구성이 계속 바뀐다는 점도 강조했다. 빗썸 관계자는 "특정 계정이 고정적으로 거래를 주도하는 구조가 전혀 아니며, 그때그때 거래가 활발한 이용자군이 바뀌며 상위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위 계정의 변동 여부와 별개로, 공개된 거래 집중도와 경고 표시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분 단위로 공개하는 정보와 경고의 갱신 주기가 다르다면 투자자가 같은 시점에 서로 다른 거래 상황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상위 계정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 자체에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 집중 위험을 알리는 지표가 오히려 상위 이용자의 거래를 따라가는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간혹 이 지표만 보고 추종매매하는 투자자나 세력이 있어 기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불공정거래는 당국에서 면밀히 살피는 사안인 만큼 엄정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 직후 진행되는 마케팅이 거래 쏠림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에이전트에이아이는 지난 8일, 도플러파이낸스는 지난 9일 빗썸에 상장됐다. 두 종목 모두 상장과 함께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과 거래 이벤트가 진행됐다. 해당 코인 모두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에서는 빗썸만이 상장을 진행했다.

디에이전트에이아이의 코인의 보유자는 930명, 도플러파이낸스의 경우 2296명으로 시장에서는 이들 모두 상장 직후 빗썸 거래소에서 보유 현황 대비 과도한 거래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그중 도플러파이낸스는 전체 거래량 가운데 빗썸 비중은 약 17%로, 유니스왑(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 11일 기준 도플러파이낸스의 빗썸 내부 유통량은 약 7382만개(한화 약 25억7000만원어치)였으나 거래대금은 내부 물량 대비 60배를 웃돌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후 거래 마케팅은 통상적인 관행이지만 최근 들어 규모를 줄이는 추세"라며 "국내 단독 상장 코인은 거래가 한 거래소에 집중될 수 있는 만큼, 거래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투자 과열 가능성과 위험 안내 체계가 충분히 갖춰졌는지를 살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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