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다시 벌금 5억 구형 카카오엔터···'SM 사태' 3년, 무엇이 달라졌나

ICT·바이오 ICT일반

다시 벌금 5억 구형 카카오엔터···'SM 사태' 3년, 무엇이 달라졌나

등록 2026.10.12 07:17

정단비

  기자

SM 인수 3년 6개월···항소심서 다시 벌금 5억 구형경영진 교체에 북미 사업 축소···사업구조 재편 가속카카오엔터 외형 축소 속 SM 지분법이익은 개선

사진=AI(챗GPT) 생성사진=AI(챗GPT) 생성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벌금 5억원을 구형받으면서 사법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인수 이후 약 3년 6개월간 사법절차가 이어지는 사이 카카오엔터의 경영체제와 사업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북미 스토리 사업 축소와 국내 플랫폼 통합 등 사업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그룹의 인적분할 추진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사업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11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카카오·카카오엔터 법인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3년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 경영권 인수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하이브가 SM엔터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나서자 카카오 측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유지할 목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카카오 측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고 보고 관련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범수 창업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각자대표에게는 징역 9년과 벌금 5억원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에는 각각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김 창업자와 김 전 대표,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주식 매수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만으로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다 인위적으로 주가를 고정하려는 의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으로 이어졌다.

사법절차가 장기화되는 동안 카카오엔터의 경영진도 교체됐다. SM엔터 인수 당시 카카오엔터를 이끌었던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는 2024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권기수·장윤중 각자대표 체제가 출범했으며 현재는 고정희·장윤중 각자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두 전직 대표의 행보는 엇갈렸다. 김성수 전 대표는 SM엔터 시세조종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반면 이진수 전 대표는 앞서 2023년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의 검찰 송치 대상에 포함됐으나 기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진수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카카오엔터 경영자문역을 맡았으며 올해 1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미래전략담당으로 선임됐다.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현재 김범수 창업자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곳으로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사업 전략과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사업구조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앞서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영어권 콘텐츠 현지화를 담당하던 자회사 키위바인의 청산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하는데 약 1조1000억원 규모를 투입했을 정도로 북미 스토리 시장 확대에 나섰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스토리 사업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을 연내 통합해 카카오페이지 중심의 단일 플랫폼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토리 지식재산권(IP) 제작 자회사 통합에 이어 플랫폼까지 일원화해 사업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음악 사업의 경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7일 미국 워너뮤직그룹 산하 아틀란틱 뮤직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K팝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 전략부터 음악 제작, 유통, 마케팅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스토리 사업에서는 조직과 플랫폼을 통합하는 한편 음악 사업에서는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사업별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SM엔터 인수 이후 양사 간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의 음원·음반 유통을 맡고 있으며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NCT 웹툰과 RIIZE 웹소설 등 양사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였고 SM 아티스트가 카카오엔터 제작 작품의 OST에 참여하는 협업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K컬처 팬 플랫폼 베리즈에 SMTOWN &STORE를 개설하기도 했다.

다만 SM엔터 인수 이후 카카오엔터의 연결 매출은 오히려 2년 연속 감소했다. 인수 이전인 2022년 카카오엔터의 연결 매출은 1조8648억원, 영업손실은 138억원이었다. 인수가 이뤄진 2023년에는 매출 1조8735억원, 영업이익 69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매출은 2024년 1조8128억원, 지난해 1조738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4년 806억원에서 지난해 62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카카오엔터의 주력인 뮤직 부문 매출은 2024년 1조11억원에서 지난해 8884억원으로 11.3% 감소했다. 반면 SM엔터는 지난해 연결 매출 1조1749억원, 영업이익 18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8.7%, 109.6% 증가했다. SM엔터의 성장세와 달리 카카오엔터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보다 줄어든 것이다.

SM엔터는 카카오엔터의 연결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카카오엔터 연결 실적에 직접 합산되지는 않는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SM엔터 지분에 따른 지분법손익은 2024년 약 85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약 562억원 이익으로 전환해 당기순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SM엔터 인수에 따른 재무적 효과는 확인됐지만, 양사 간 협업이 카카오엔터의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셈이다.

카카오는 내년 1월 1일을 목표로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분할 이후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존속법인인 카카오X 계열에 속하게 될 예정이다. 향후 양사 간 협업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과 음악 유통, 글로벌 사업, 콘텐츠, 팬덤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카카오의 AI 기술과 양사가 보유한 IP,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협력 범위를 지속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