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합산 물량 웃도는 대형 입찰···배터리 3사 격돌글로벌 ESS 시장 LFP 중심 재편···국내 생산 체계 구축 속도2차서 절반 이상 따낸 SK온, 가격·기술 평가가 변수
SK온이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글로벌 ESS 시장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다. 2차 입찰에서 LFP를 앞세워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SK온이 이번에도 경쟁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다만 실제 수주 결과는 가격 경쟁력과 국내 생산 기반, 기술 평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11월 11일까지 총 1180메가와트(MW) 규모의 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입찰 물량은 육지 1100MW·6600메가와트시(MWh), 제주 80MW·480MWh로 총 1180MW·7.08기가와트시(GWh)다. 1차(563MW)와 2차(565MW) 입찰 물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규모다. 앞선 두 차례 시장에서 선정된 ESS 저장용량 약 6.77GWh를 웃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에도 수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누적 수주 비중은 삼성SDI가 55.8%로 가장 높고 SK온이 25.1%, LG에너지솔루션이 19%로 뒤를 잇는다. 회차별로는 1차 입찰에서 삼성SDI가 76%, LG에너지솔루션이 24%를 확보했다. 2차에서는 SK온이 50.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35.7%, 14%를 가져갔다.
이번 입찰을 둘러싼 쟁점 중 하나는 평가 체계다. 가격과 비가격 평가 비중은 5대 5로 앞선 회차와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가격 평가 비중이 높을 경우 업체 간 저가 경쟁이 심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가격 비중을 낮추는 대신 기술력과 공급망, 국내 생산 기반 등 비가격 요소의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글로벌 ESS 시장의 기술 변화도 이러한 논의의 배경이다.
메리츠증권의 'LFP 양극재 수주 모멘텀 대비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은 95.4%에 달한다. 니켈·코발트·망간(NCM)은 1.8%, 플로우 배터리는 0.9%,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0.5%로 집계됐다. 블룸버그NEF(BNEF)도 지난해 전 세계 신규 ESS 설치량 가운데 LFP 비중이 9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LFP가 ESS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은 전기차와 요구되는 성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제한된 공간과 무게 안에서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므로 에너지밀도가 중요하다. 반면 고정형 ESS는 상대적으로 공간 제약이 작고 장기간 충·방전을 반복하는 만큼 안전성과 수명, 운영 비용이 중요하다. LFP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열적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수명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니켈과 코발트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 생산 기반 확보도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 요소로 꼽힌다. 정부가 국내 생산 역량을 갖춘 업체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흐름에 맞춰 3사 모두 ESS용 LFP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충남 서산공장 생산능력 7GWh 가운데 3GWh를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올해 말 시범 생산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에 약 1GWh 규모의 ESS용 LFP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삼성SDI도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의 LFP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조건을 고려하면 SK온은 이번 입찰에서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2차 입찰에서 LFP 배터리를 앞세워 절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 데다 국내 생산 기반 구축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FP 채택 자체가 입찰에서 어느 정도의 평가상 이점으로 이어지는지는 실제 평가 항목과 배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2차 입찰에서 NCA 배터리로 물량을 확보한 삼성SDI와 국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경쟁에서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라인과 LFP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SK온이 유리한 조건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가격 경쟁력과 기술 평가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실제 입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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