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실행력부터 하자·공가 관리까지 전방위 점검부채 173조원·미매각 토지 21조원 재무 부담도 부각벌점업체 수주·조직개편까지···12일 국감서 집중 질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7일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국감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LH가 실제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지를 비롯해 공공주택 품질과 자산관리, 재무건전성, 발주·계약 관리까지 사업 전반이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 따르면 9월 이후 공개된 국정감사 자료 가운데 최소 12개 의원실이 LH 제출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레일·한국도로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다른 국토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자료 공개와 비교해도 LH에 대한 국회의 관심이 두드러진다. 공급 실행력부터 임대주택 공가와 보수 지연, 하자·화재 안전, 재무 부담, 발주·계약 관리까지 LH의 사업과 운영 전반을 겨냥한 자료가 잇따르면서 오는 12일 예정된 LH 국감에서 여야의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
가장 큰 쟁점은 주택 공급의 실행력이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주택 공급과 LH 직접시행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실제 LH가 분양하는 거주의무 대상 공공분양주택은 최근 모집공고 이후 입주까지 평균 37.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계획된 물량을 얼마나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국감의 핵심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임대주택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른다. LH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공실로 남은 물량은 2만2464가구에 달했고, 2021~2025년 장기 공실로 발생한 임대료 손실은 1670억원을 넘어섰다. 매입임대주택의 시설보수 역시 올해 8월 기준 미처리 건수가 3424건에 달했으며, 일부는 최장 664일째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공급하는 것뿐 아니라 공급 이후 관리 역량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자와 발주 관리 역시 주요 쟁점이다. 최근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자판정 건수 상위 20개 건설사 가운데 16곳이 최근 5년간 LH 주택건설공사에 참여했고, 이들의 계약 지분은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담합으로 적발된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이후에도 LH의 CM·설계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부실벌점 누적 상위 CM업체들이 조달청으로 입찰 업무가 이관된 이후에도 공공주택 CM용역 53개 사업에서 2247억원 규모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벌점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LH의 재무 부담과 자산 회수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말 LH의 부채는 173조6567억원으로 총자산의 69.8%를 차지했다. 분양주택과 분양토지, 임대주택 등을 합친 자산 규모는 약 220조원에 달하지만 상당 부분이 단기간에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점에서 재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7월 기준 LH의 미매각 토지는 6189필지, 21조8892억원으로 2022년 8조7000억원 수준에서 4년여 만에 약 2.5배로 증가했다. 공급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하는 동시에 기존 자산의 현금화와 부채 관리까지 병행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놓인 셈이다.
여기에 내부 운영과 조직개편 문제도 국감의 또 다른 축이다. LH는 정부의 개혁 방향에 따라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인력과 자산, 부채를 어떻게 배분할지,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다. LH 노조 역시 조직 분리에 반발하며 쟁의 절차에 들어간 만큼 공급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이 오히려 현장의 실행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국감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LH 국감은 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기관으로 LH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LH의 역할을 확대하고 직접시행 방식까지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공급 속도와 품질, 자산관리와 재무건전성, 내부 혁신까지 LH의 전반적인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H가 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기관으로 역할이 커질수록 그에 걸맞은 사업관리와 재무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직개편과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업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그동안 반복돼 온 하자와 발주관리 문제를 얼마나 개선하느냐가 향후 LH 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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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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