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개월 만에 2.4%→3.5%···해외 IB, 반도체 호황에 韓 성장률 또 올려

경제 글로벌경제

6개월 만에 2.4%→3.5%···해외 IB, 반도체 호황에 韓 성장률 또 올려

등록 2026.10.07 11:09

이윤구

  기자

JP모건 "한국 성장률 4% 간다"

컨테이너 가득 쌓인 신선대 부두. 사진=연합뉴스컨테이너 가득 쌓인 신선대 부두. 사진=연합뉴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또다시 높였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3.5%까지 끌어올렸다. 일부 IB는 4%대 성장까지 내다봤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5%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3.3%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해외 IB들의 성장률 전망 상향 행진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평균 전망치는 2.4%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높아지면서 불과 6개월 만에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예상하는 IB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에는 3곳에 불과했지만 7월 말 6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9월 말에는 8곳 모두가 3%대 성장을 전망했다.

가장 낙관적인 곳은 JP모건이다. JP모건은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IB 가운데 유일하게 4%대 성장률을 제시한 것으로, 기존 전망치 3.8%보다 0.2%포인트 높였다.

다른 글로벌 IB들도 잇달아 전망치를 높였다. UBS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8%에서 3.5%로 0.7%포인트 상향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3.1%에서 3.6%로 높였다. 씨티 역시 3.7%에서 3.8%로 전망치를 올렸다.

해외 IB들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빠르게 상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 수출이 예상보다 강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국의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급증한 1209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12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62.8% 폭증한 603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최근 로이터는 한국의 기록적인 수출 증가가 AI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 확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한국의 9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배경으로 AI용 반도체 수요를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IB 8곳 가운데 6곳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9월 말 기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8%로, 8월 말 2.5%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인 2.9%에 불과 0.1%포인트 차이다.

경상수지에 대한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명목 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9월 말 기준 IB 8곳이 제시한 올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 평균은 17.5%로 한 달 전 16.0%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전망치는 같은 기간 15.0%에서 17.4%로 무려 2.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낙관론이 한국 경제의 모든 위험을 해소한 것은 아니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원화 가치 변동, 반도체 가격 사이클 등이 향후 성장 경로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지속되는 만큼 AI 투자 열기가 둔화되거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공급 여건이 바뀔 경우 수출과 성장률 전망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