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식품으로 숙박 외 매출 극대화생산시설, 혁신적인 유통 전략 강화해외 수출 제품 개선으로 현지화 성공
호텔 김치가 숙박·외식의 부가상품에서 독립적인 식품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호텔에서 맛본 음식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판매하던 데서 출발해 생산시설과 정기구독, 해외 유통망을 갖추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호텔의 조리 역량과 브랜드 신뢰를 활용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객실 판매와 별개로 반복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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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김치가 독립적인 식품 사업으로 성장
호텔 조리 역량과 브랜드 신뢰 활용
객실 판매와 별개로 매출 확보 전략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 매출 목표 620억원
전년 대비 14.8% 증가
2021~2025년 연평균 매출 23.8% 증가
생산시설 투자로 일 최대 생산량 6t 계획
정기구독으로 판매 분산과 예측 가능성 강화
다양한 유통 채널로 판매 규모 확대
안정적인 판로 확보 경쟁 예상
국내 정기구독과 상시 판매망 강화
해외 현지 유통 조건 맞춘 제품과 품질 관리 필요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 프리미엄 김치 시장 선도
확대된 생산 인프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 목표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올해 김치 매출 목표를 62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540억원보다 14.8% 늘어난 규모다. 조선호텔과 워커힐이 개척한 시장에 롯데호텔, 파라다이스, 서울드래곤시티, 메이필드호텔 등이 가세하면서 호텔 김치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호텔 이름을 붙인 상품을 출시하는 데서 나아가 생산과 판매 기반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호텔은 호텔 김치의 사업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텔 이용객의 구매 요청을 계기로 2004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고, 2011년 직영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후 김장을 대신하는 포장김치 수요와 맞물려 2021~2025년 연평균 매출이 23.8% 증가했다. 호텔 방문객을 위한 상품이 백화점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상시 소비재로 자리 잡은 것이다.
판매 확대는 생산시설 투자로 이어졌다. 조선호텔은 올해 1월 서울 성수동 생산시설을 경기 성남의 약 500평 규모 김치센터로 확장 이전했다. 제조시설과 메뉴개발실, 보관시설 등을 갖추고 2030년까지 일 최대 생산량을 6t(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같은 해 김치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호텔 주방의 조리법을 외부에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의 생산 기반을 갖춘 식품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기구독은 확대된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는 판매 방식이다. 회사 발표 기준 공식 온라인몰의 프리미엄 김치 정기구독 재구독률은 65%다. 김치는 가정에서 소비한 뒤 다시 주문하는 품목이어서 숙박·외식보다 고객과 거래를 이어갈 기회가 많다. 정기적인 주문을 확보하면 명절이나 판촉 행사에 집중되는 판매를 분산하고 생산·출고 물량을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조선호텔의 성장에는 유통망도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공식 온라인몰, 컬리 등에서 판매하고 신세계라이브쇼핑과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진출에는 이마트 아메리카 법인을 활용했다. 호텔의 인지도가 첫 구매를 유도하는 기반이라면, 다양한 유통 채널은 구매 기회를 늘리고 판매 규모를 확대하는 수단이다.
워커힐은 오랜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1989년 김치연구소를 설립한 뒤 1997년부터 수펙스 김치를 일반 고객에게 판매했다. 2018년에는 '워커힐호텔 김치'를 추가하며 상품군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서부에 워커힐호텔 김치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미국 전역과 호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지난 8월 기준 해외 누적 수출량은 약 82t이다.
해외 유통에 맞춰 제품도 조정했다. 장거리 운송 중 발생하는 발효가스를 배출하고 외부 공기 유입을 막는 기능성 밸브를 적용했다. 수펙스 김치는 미국 통관 환경에 맞춰 한우 양지 육수를 버섯·채소 육수로 바꿨다. 국내 호텔의 명성을 해외 매출로 연결하기 위해 조리법은 물론 포장과 원료, 유통 중 품질까지 현지 조건에 맞춘 사례다.
롯데호텔은 대표 한식당의 조리법을 활용해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 8월 '무궁화'의 조리법을 기반으로 배추김치를 출시한 뒤 열무김치와 백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깍두기 등으로 품목을 확대했다. 지난해 김치 매출은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공식 온라인몰의 김치 매출도 19% 늘었다. 정기구독과 소용량 상품, 선물세트 등을 운영하면서 가정용과 선물용 수요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후발 업체들은 호텔 내 식음업장의 경쟁력을 외부 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는 2024년 10월 파라다이스시티 한식당 '새라새' 총괄 셰프의 조리법을 활용한 포기김치를 출시했다. 호텔 일부 식음업장에서 제공하는 김치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SSG닷컴 등에서도 판매하며 고객 접점을 넓혔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해 5월 한식 전문 셰프가 개발한 포기김치를 선보였다. 메이필드호텔은 같은 해 6월 대표 한식당 '봉래헌'의 조리법을 상품화한 포기김치를 CJ온스타일을 통해 출시했다. 호텔이나 한식당을 직접 방문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외부 유통망을 활용한 것이다.
호텔들의 김치 사업 확대는 기존 브랜드의 수익 창출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배송을 통해 호텔 방문객 밖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이미 알려진 호텔 이름과 조리법을 활용해 초기 마케팅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김치 구매를 다른 간편식과 선물 상품으로 연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고급 원재료와 제조 인건비, 냉장배송비, 판매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이 고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맛과 품질로 재구매를 유도하고, 확보한 주문을 바탕으로 생산시설 가동률을 높여야 투자 확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경쟁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집중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정기구독과 상시 판매망을 통해 명절 외 수요를 늘리고, 해외에서는 현지 유통 조건에 맞춘 제품과 품질 관리로 재주문을 확보해야 지속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호텔의 인지도에 제조·유통 역량을 갖춘 업체가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조선호텔 김치는 호텔 미식 노하우를 토대로 최상의 재료와 품질, 신뢰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김치 시장을 선도하고 꾸준히 입지를 넓혀왔다"며 "확대된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 접점을 더욱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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