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로 집계...한 달 만에 6.7포인트 하락연료비 상승과 고용시장 불안 영향 커향후 6개월 경제 여건 악화 예상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9월 들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료비 상승과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1.9로 집계됐다. 지난 8월의 88.6에서 한 달 만에 6.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현재의 기업 및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보여주는 현재상황지수와 향후 소득 및 기업·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지수도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나 M.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현재 기업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202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현재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 역시 악화됐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영역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 악화에는 급등한 연료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료 가격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근접하면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콘퍼런스보드는 소비자들이 정치와 무역, 고용 문제도 언급했지만 연료비에 비해서는 언급 빈도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 전망도 악화됐다.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향후 6개월 동안 기업 여건과 노동시장이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대부분의 연령대와 소득 계층에서 나타났다. 다만 고소득층은 전반적으로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연간 가구소득이 12만5000~14만9000달러인 계층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소비자신뢰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른 소비자 심리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주 48.1을 기록했다. 8월의 51.7에서 하락했으며 지난해 9월의 55.1과 비교하면 7%, 전년 대비로는 12.7%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조사를 담당하는 조앤 수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조사 책임자는 이번 지수가 올해 1월보다 15%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개인 재정 상황과 향후 1년간 개인 재정에 대한 전망이 이번 달 모두 약 10%씩 악화됐다"며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구재 구매 여건은 소폭 개선됐다. 소비자들이 향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구매를 마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반면 단기적인 경기 전망은 크게 악화됐다. 미시간대학교는 "높은 연료 가격과 다시 격화되는 무역 분쟁이 경제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적인 기업 여건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었지만 경제 전망이 올해 초보다 악화됐다는 점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 공통된 흐름이 나타났다. 조앤 수 책임자는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올해 초 이후 경제 전망이 악화됐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성향 소비자들의 심리는 올해 초보다 20% 낮아졌고, 민주당 성향 소비자들의 심리는 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악화됐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한 달 사이 0.6%포인트 상승한 4.6%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앤 수 책임자는 "현재 수치는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월의 3.4%를 크게 웃돌며 2024년의 모든 수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4%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3개월 연속 이어졌던 3.3% 수준에서 벗어났다. 다만 여전히 2024년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범위였던 2.8~3.2%를 웃돌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 무역 갈등 등이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 악화가 향후 소비와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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