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스테이블코인 경쟁 본격화정부의 디지털자산 법안 지연 영향업계, 원화 기반 코인 도입 필요성 역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거래소 원화마켓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원화 기반 상품이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22일 가상자산 상장 정보 플랫폼 에피와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업비트와 빗썸이 새로 상장한 가상자산은 총 38개다.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5개)은 탈중앙화금융(7개)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이 상장됐다.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신규 상장 종목의 약 13.2%를 차지한 셈이다.
최근 상장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을 넘어 유로화와 엔화 연동 상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로코인(EURC)과 제이피와이코인(JPYC)이 꼽힌다.
이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안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방향이 뚜렷하게 정리되지 않으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기준도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대주주 지분 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쟁점안을 다투는 상황에서 올 초 한 차례 미뤄진 것이 법안 장기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법안 논의의 초점이 거래소 내부통제와 전산사고 대응, 이용자 보호 체계 강화로 쏠리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2단계 입법 전반의 일정도 밀렸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지급 사태로 완전히 멈췄다는 것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대주주 지분 소유 제한에 대해 기존 거래소가 불리한 입장"이라며 "초점이 거래소 안전성과 이용자 보호 강화로 이동하면서 법안 전체 논의가 길어진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정체된 사이 해외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결제와 자금 이동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등이 참여한 오픈USD를 시작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금융권도 연합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섰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과 준비자산 관리, 유통 안정성, 이용자 보호 원칙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국내 원화마켓이 외화 연동 코인의 단기 거래 수요를 흡수하는 장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화스테이블 코인이 상장돼도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측면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에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상장된 스테이블코인도 이 같은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앞서 이달 17일 JPYC는 거래 개시 후 약 한 시간 만에 4배 이상 급등했다. EURC도 3300원대까지 급등하는 등 높은 가격 변동성이 관측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급등락을 개별 거래소의 상장·운영상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국내에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시장조성에 관한 명확한 제도 기준이 없는 탓에 기관 투자자와 전문 유동성 공급자(LP), 시장조성자(MM)의 참여 기반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와 송금, 정산 인프라 경쟁력과 연결된 사안"이라며 "외화 기반 코인의 상장만 늘어나는 동안 국내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원화마켓은 해외 통화 연동 코인의 단기 거래 창구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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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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