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무단 활용 의혹 검찰 수사···동행노조도 진상규명 요구최승호 위원장 비방 놓고 법적 대응···노조 간 충돌 전방위 확산초기업노조 5.3만명으로 감소, 동행노조 3.1만명···세력 재편 가속

삼성전자 내부 노동조합 간 갈등이 개인정보 무단 활용 의혹에 이어 상호 비방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성과급과 임금교섭 주도권을 놓고 맞서던 노조들이 개인정보 활용 문제와 특정 인물을 겨냥한 폭력적 표현까지 놓고 충돌하면서 노노(勞勞)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 명 개인정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호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은 공개에 필요한 사전 찬성 100명을 채워 현재 국회의 공개 여부 검토를 받고 있다.
청원인은 초기업노동조합이 확보한 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 작성에 실제 활용됐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조합원 정보가 포함된 명단을 어떤 경로로 확보했는지, 관련 자료가 현재도 보관·유통되고 있는지, 피해 임직원이 자신의 정보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다.
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경찰은 지난 3월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등을 임직원 개인정보 무단 취득 및 명단 작성 혐의로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사내 시스템 관련 업무를 맡은 초기업노조 간부 A씨가 임직원 10만여명의 명단 파일을 노조 측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위원장과 A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관련 정황을 확인한 뒤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노사가 파업 기간 발생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사는 개인정보 사건에 대한 고소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고소 취하와 관계없이 수사와 처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쟁 노조인 동행노조는 개인정보 사건의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을 주축으로 하는 동행노조는 해당 명단이 조합원 식별에 활용됐다면 단결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초기업노조에 명단의 규모와 개인정보 항목, 작성 목적, 실제 활용 내역과 보관 여부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에도 정보 반출 경위와 피해 임직원에 대한 통지 여부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개인정보 문제에 이어 양측은 특정 인물을 겨냥한 발언을 놓고도 맞붙었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동행노조에 '최승호 위원장 대상 폭력적 표현·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초기업노조가 공개한 자료에는 최 위원장에 대한 신체적 위해를 암시하는 표현과 비하 발언, DS부문 등 특정 조직 구성원을 폄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법무법인 검토를 거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에 해당 발언의 사실관계와 조치 내역, 피해 당사자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오는 18일까지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관련 대화록과 게시물 삭제·수정, 경고 등의 조치 이력도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의 충돌은 조합원 지형 변화와 맞물려 있다. 지난 4월 말 임금교섭 당시 7만6000여명에 달했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최근 5만3206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동행노조는 같은 기간 2000여명에서 3만897명으로 늘어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2만4524명)을 제치고 제2노조로 올라섰다.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의 세력 관계가 빠르게 바뀌면서 성과급과 임금교섭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DS부문을 중심으로 한 초기업노조와 DX부문을 중심으로 한 동행노조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가운데 개인정보 사건과 상호 비방 논란까지 겹치면서 양측의 접점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이미 2027년도 임금·단체협약에서 동행노조 등과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합원 세력 재편에 이어 개인정보와 상호 비방을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겹치면서 내년도 임금교섭에서도 노조 간 주도권 경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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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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