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공급 가뭄 대비 33조원 집중 투입···PF 자기자본 규제 2년 유예이주비 LTV '종후자산가치' 적용···미분양 임대사업자 운영자금 보증 신설
금융당국이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을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0원+α' 수준으로 대폭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신규 금융지원을 대거 늘려 주택 사업장의 자금 물꼬를 틔우는 한편,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병행해 주택공급 촉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안정세가 확고하게 자리 잡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PF시장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절대적 규모 감소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우선 향후 3년간 부동산 PF 보증 공급 목표를 직전 3개년 평균(13조1000억원) 대비 약 2.2배 확대한 연평균 28조7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한 자금공급을 지원한다. 신 사무처장은 "그동안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 정책의 초점이 부실 PF를 관리하고 줄여나가는 '연착륙'에 있었다면, 이제는 부실 정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업장이 조기에 착공할수록 보증 수수료를 차등 할인 형태로 인하해 주며, 공사비 상승 대응을 위한 '공사비 지원 보증' 규모도 종전 4조원에서 5조원으로 추가 확대한다. 사업자의 자금 조달 원활화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외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주거사업장 보증비율 역시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90~95%에서 100%로 상향 조정한다.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주거사업장에 한해 적용 시기를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간 전격 유예한다. PF 부실 재발을 막기 위한 규제 강화 기조는 유지하되, 당장 내년까지 급박한 주택 공급 촉진 시급성을 감안해 한시적 절충안을 택한 셈이다.
신 사무처장은 "PF발 금융 리스크 재발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년까지 주택 공급을 촉진해야 한다는 국정 과제를 함께 고려해 일정 부분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공 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2028년에 금융 보증 역량을 집중 투입할 것"이라며 "국토교통부의 신속한 착공 지원 대책에 발맞추어 금융 지원의 '양'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상사업장뿐 아니라 부실사업장 정상화도 추진한다. 캠코 PF 정상화 펀드를 3조원 이상 추가 조성하고,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5조원까지 대폭 확대해 부실 우려 사업장의 신속한 연착륙을 유도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이주비 대출과 사업 자금 조달 체계도 대폭 손본다. 정비사업 대출 보증 시장에 주금공이 새로 참여한다. 주금공은 내년부터 시행령 및 내규 개정을 거쳐 중소형 건설사가 참여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대출 보증상품을 신설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무분별한 대형 사업장 쏠림을 막고 중소형 사업장의 자금 물꼬를 터주겠다는 전략이다.
신 사무처장은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관련 보증은 주로 HUG만 해왔으나, 앞으로는 주금공도 정비사업 대출 보증을 하도록 했다"며 "무분별하게 큰 쪽으로 가지 않고 중소형 건설사 사이트 중심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발목을 잡던 이주비 대출 규제도 합리화된다. 현재 LTV 40% 규제 틀은 유지하되, LTV 산정 기준을 기존 '종전자산평가액(개발 전 기존 주택 가치)'에서 '종후자산평가액(신축 주택 예상 가치)' 중 더 큰 금액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개발 가치가 높지만 기존 평가액이 낮게 책정됐던 정비사업장의 이주비 한도가 크게 늘어난다. 실제로 서울 강북의 특정 아파트 재개발 단지의 경우, 기존 기준 적용 시 2억4000만원이었던 이주비 대출 한도가 종후자산평가액 적용 시 3억2000만원으로 33%(8000만원) 이상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시공사가 조합원에게 추가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자 대출 컨셉의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상품'도 내년 1월부터 신설·시행된다. 단, 금융당국은 과도한 이주비 대출로 인한 가계부채 팽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사후 관리를 병행할 방침이다.
신 사무처장은 "이주비 LTV 산정방식을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변경하면 이주가 어렵다고 하셨던 많은 분들의 애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사업자 대출을 포함해 과하게 이주비 대출이 가능해지는 부분은 유의해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침체된 민간 임대주택 시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금융 지원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준공 후 분양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민간 임대사업자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운영자금 보증 전용 상품'을 신설한다.
예를 들어 준공이 완료된 100억원 가치의 빌라 단지에서 50%만 분양에 성공해 50억원의 임차보증금 현금흐름만 발생하고 나머지 50%가 미분양으로 남아 다른 임대사업으로 확장하지 못하던 사업자의 경우, 해당 주택 가치의 최대 90% 한도 내에서 기존 임차보증금을 차감한 금액만큼 운영 자금을 보증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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