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부담 줄여 중소·벤처 자금조달 지원VC펀드 공모규제 개선···투자 유치 절차 간소화투자위험 공시는 강화···다음주부터 개정안 시행
중소·벤처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한층 쉬워진다. 소액공모 기준이 17년 만에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되고 벤처캐피털(VC) 펀드에 대한 공모 규제도 완화되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부담과 절차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절차 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함께 추진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금융위 의결을 마쳐 오는 28일 공포·고시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제도 개선은 국정과제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혁신'의 일환이다. 가장 큰 변화는 소액공모 범위 확대다. 현재는 최근 1년간 공모금액이 10억원 미만인 경우에만 일반 증권신고서 대신 간소한 소액공모 서류를 제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준이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소액공모 제도는 기업의 공시 부담을 줄여 신속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일반적으로 증권신고서는 소액공모 공시서류보다 분량이 약 2배에 이르며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와 수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소액공모는 별도의 수리 절차 없이 공시만으로 진행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금융위는 2009년 설정된 10억원 기준이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실제 공모시장 규모는 2009년 127조원에서 최근 3년 평균 274조원으로 2.2배 확대됐고 건당 유상증자 규모도 298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소액공모 기준을 현실화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자 보호 장치는 함께 강화된다. 금융위는 관리종목 등 투자자 유의가 필요한 기업은 투자 위험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소액공모 공시서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또 샌드박스를 거쳐 제도화된 조각투자증권(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공모금액이 30억원 미만이더라도 기존처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기초자산의 가치평가와 운영 방식, 수익 구조, 투자 위험 등을 보다 충실하게 공시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벤처기업 투자와 관련한 공모 규제도 개선된다. 현행 제도는 일반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하면 공모로 간주해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의무를 부과한다. 은행과 증권사, 집합투자기구 등은 전문투자자로 분류돼 투자자 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벤처투자조합이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VC펀드는 일반투자자로 계산돼 왔다.
특히 VC펀드는 법인이 아닌 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펀드 하나를 1명으로 계산하지 않고 조합원 개개인을 모두 투자자 수에 포함해야 했다. 예를 들어 일반투자자 조합원 20명으로 구성된 VC펀드 3곳이 투자하면 실제 투자자는 펀드 3개지만 공모 여부를 판단할 때는 일반투자자 60명으로 계산돼 공모 규제를 적용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중소·벤처기업이 의도치 않게 공모 규제를 위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전문투자조합 등 일정 요건을 갖춘 VC펀드를 집합투자기구와 동일하게 취급해 공모 여부를 판단하는 투자자 수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다만 개인투자조합이나 민법상 조합 등 운용주체 요건이 완화된 조합은 제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VC가 조합원 구성과 펀드 설계를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중소·벤처기업 역시 여러 VC펀드로부터 투자받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우려가 줄어들어 보다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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