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꺼내든 '7000명 직고용' 카드가 오히려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내하청 리스크 해소를 위한 결단이었지만, 하청노조는 물론 기존 정규직 노조의 반발까지 사면서 현장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의 협력사 직고용 결정은 운영 효율과 법률·비용 측면에서 나름의 현실적 판단이었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가 넓어진 상황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불법파견 소송 리스크를 해소하고 원·하청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목적도 분명했다. 직고용 전환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게 회사 판단이었다.
다만 정규직 노조가 지적한 문제는 방식이다. 노조는 사측이 사전 협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협력사 직고용을 일방 추진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존 임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경영진의 사과와 보상방안 논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조는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며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정규직 노조의 반발은 단순 이기주의로 보기 어렵다. 포스코가 간과한 것은 '거버넌스'다. 임직원 1만7000명인 기업이 신규 직원 7000명을 품는 결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절차와 설명 없이 이뤄진 대규모 직고용 결정은 기존 구성원들에게 '배제됐다'는 인식을 남겼다.
직고용 대상인 하청노조 반응도 싸늘하다. 포스코가 직고용을 위해 신설한 'S직군' 임금 수준이 기존 정규직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며 "무늬만 직고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차별 구조를 유지한 근로자 등급화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태로 하청 근로자도, 기존 임직원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노사 불신과 노노 갈등만 커진 모습이다. 인력구조 문제를 인사체계 개편보다 비용·법률 리스크 중심으로 접근한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현장과의 소통과 설득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의 고민은 비단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란봉투법 이후 제조업 전반에서 원청의 책임 범위는 커지고 있고, 사내하청 구조를 유지해온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다만 비용과 법률 리스크를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춘 대응은 현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7000명 직고용이 창사 첫 파업 위기로 이어진 배경도 결국 여기에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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