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패키지 전략에 TF팀까지 꾸린 현대제철···美 뉴코어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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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전략에 TF팀까지 꾸린 현대제철···美 뉴코어에 '도전장'

등록 2026.04.23 06:01

이건우

  기자

데이터센터·ESS 수요 겨냥한 사업 구조 전환건설 경기 둔화 맞서 새로운 패키지 공급 전략통합 솔루션 기업 도약 위한 TF팀 가동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제철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겨냥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로 기존 수요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단순 철강 공급업체를 넘어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 설비를 핵심 수요처로 묶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흐름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전략의 배경에는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원가 절감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수익성은 방어했지만, 외형 성장 없이 이익만 유지한 방어형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건설 중심 수요 구조로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이 아예 수요처 자체를 전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의 핵심 전략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패키지 공급이다. 데이터센터 골조용 강재뿐 아니라 내부 설비에 들어가는 강재, ESS 인클로저, 송전 설비용 제품까지 묶어 하나의 사업군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판재류와 봉형강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전력 인프라 전반을 커버하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와 협업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원스톱 제안 전략을 추진한다.

이는 발주처 입장에서 설계·자재·시공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단위 수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셈이다.

현대제철이 벤치마킹하는 대표 사례는 미국의 '뉴코어'(Nucor)다. 뉴코어는 미국 내 26개 제강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약 3000만 톤의 제강능력을 갖추고 있고, 북미 전역에 300개가 넘는 시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뉴코어는 2024년 데이터센터 인프라 제조·설치 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했다. 데이터센터용 랙, 캐비닛, 케이지, 통로 차폐 설비와 설치 서비스까지 묶어 제공하며 하류 가공, 현장 설치까지 밸류체인을 수직 통합했다.

현대제철은 뉴코어와 달리 그룹 계열사를 활용한 설계·시공 연계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지 생산 기반이 약한 한계를 프로젝트 통합 제안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단기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철강 업황은 여전히 판가와 마진 회복 여부에 크게 좌우되고 있어 단기 반등은 시황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번 전략을 단순 신사업 진출이 아닌 사업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건설 중심에서 AI 기반 전력 인프라로 축을 이동시키는 시도인 만큼 향후 현대제철의 성장 궤적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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