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다주택자 대출상환 압박 본격 시작···'부실' 고민 커진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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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대출상환 압박 본격 시작···'부실' 고민 커진 은행권

등록 2026.04.17 16:25

문성주

  기자

17일부터 다주택자 주담대 연장 원천 차단···'투기 제로' 초강수"집 안 팔려도 갚아라" 예외 없는 당국 압박에 커지는 상환 부담연쇄 부실·수익 하락 우려에 '진퇴양난'···은행 리스크 관리 비상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자체 촬영 사진=권한일 기자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자체 촬영 사진=권한일 기자

다주택자를 겨냥한 전방위적 대출 옥죄기가 17일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당장 대출 상환 압박을 받게 된 다주택자들의 혼란이 적지 않은 가운데, 가계대출 감축과 자산 건전성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은행권의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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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대상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 전면 금지 17일 시행

대출 만기 시 주택 처분 또는 현금 상환 필수

타행 대환·동일은행 갈아타기 모두 차단

숫자 읽기

영향 받는 대출 약 4조 1000억원, 1만 7000가구 규모

올해 만기 도래 대상 약 2조 7000억원, 1만 2000가구 추산

서울·과천·분당 등 수도권 37개 규제지역 아파트 7500가구 해당

배경은

정부, 부동산 투기 근절·가계부채 축소 목표 강조

대출 연장 관행을 투기 온상으로 지적

금융당국, 예외 없는 규제 적용 및 은행권 여신 심사 강화 주문

현재 상황은

매각 지연 등은 예외 인정 안 함, 임차인 보호 목적 한시적 연장만 허용

은행, 연장 불가 원칙 즉각 시행 중

창구 문의·민원 증가, 실제 시행에 따른 혼란 지속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이 전면 금지됐다. 당국이 이달 1일 발표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다주택자는 해당 대출 만기 도래 시 주택을 처분하거나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타행 대환이나 동일 은행 내 갈아타기 역시 원천 차단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대출 규모는 약 4조 1000억원(1만 7000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다주택자 규제 대상 대출 규모를 약 2조 7000억 원(1만 2000가구)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규제 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 분당 등 경기도 12개 지역으로, 해당 지역 아파트 7500가구가 대상이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부동산 투기 제로' 구현 및 가계부채 축소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의 관행적 대출 연장을 금융 혜택이자 투기의 온상으로 지적하며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거듭 주문해 왔다.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 역시 고삐를 바짝 조이고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출을 활용한 일부 개인들의 주택 투기·투자 수요와 주택담보대출을 손쉬운 이자장사 수단으로 인식하는 금융회사의 대출 취급 유인이 이러한 악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예외 없는 규제 적용을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은행권 스스로 엄격한 여신 심사 잣대를 적용할 것을 주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점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엄격한 예외 조건이다. 매수자가 없어 집이 팔리지 않는 이른바 '매각 지연' 사정은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다. 가격을 낮춰서라도 급매로 처분하라는 당국의 단호한 메시지다. 다만 기존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만 한시적인 만기 연장이 허용된다.

은행들은 당국의 방침에 따라 '연장 불가' 원칙을 즉각 시행 중이지만 내부적인 고민은 적지 않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대목은 '자산 건전성 악화'다.

다주택자들이 만기 시점에 수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일시에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물이 제때 소화되지 않으면 차주들은 만기일 다음 날부터 즉각 연체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는 곧 은행권의 연체율 급등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상승으로 직결된다. 가계부채를 억제하려다 도리어 은행 건전성에 '부실 폭탄'을 안길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이유다.

여기에 우량 담보를 바탕으로 한 다주택자 주담대는 그동안 부실 리스크가 낮고 이자 이익을 보장하는 알짜 자산으로 여겨졌다. 강제 상환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급감하면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 역시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영업점 창구에서도 관련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창구에서는 대출 연장 가능 여부와 상환 일정을 묻는 고객들의 문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예고된 바 있어 민원이 많이 늘어나고 그러진 않지만 실제 시행일인 만큼 관련 문의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정부와 당국의 가계부채 축소 기조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의 충격을 완화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책 방향성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시장 상황을 살피지 않는 자금 회수는 한계 차주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연체 사태를 막으면서 당국의 엄격한 규제 눈높이도 맞춰야 하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올해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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