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테마보단 실적···HD현대 조선 3사, 수주 릴레이로 주가 모멘텀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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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보단 실적···HD현대 조선 3사, 수주 릴레이로 주가 모멘텀 부각

등록 2026.04.17 16:17

김호겸

  기자

3조원 해외 자본 유치···대규모 신규 사업 자금 확보주주가치 우려에도 美·동남아 시장 본격 공략선박 품질 프리미엄과 공식 선가 상승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이 대규모 자본 조달과 상선 수주를 연이어 공시하며 본원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방산 부문의 불확실성을 뒤로하고 고수익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와 선제적인 해외 생산 비중 확대를 위한 투자를 통해 중장기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1분 기준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3.55%(1만7500원) 오른 5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도 전일 대비 각각 2.21%, 0.19% 오르며 함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의 동력으로는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삼호와 HD현대중공업이 이틀 동안 총 1조4198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 계약을 연이어 공시한 점이 꼽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동 소재 선사로부터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4척을 6747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HD현대삼호가 유럽 소재 선주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3466억원)을, HD현대중공업이 유럽 선사와 자동차운반선(PCTC) 2척(3985억원)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세 건의 계약 모두 공사 진척에 따른 대금 수금 조건이며 선박들은 2029년 3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향후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며 수익 창출 가시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HD현대그룹의 최근 행보를 두고 사이클 산업인 조선업 특유의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HVS)에 이어 최근 필리핀(HHIP) 조선소를 본격 가동하는 등 인건비가 낮고 원가 경쟁력이 높은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 지분을 활용해 3조원(20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것도 이러한 해외 영토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 일각에서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번 EB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달러화로 발행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강달러 기조 속에서 환전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인도·필리핀 등 동남아를 비롯해 향후 본격화될 미국 조선소 지분 인수 등 대규모 해외 사업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보수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라는 해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테마보다는 시장 장악력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재무 관리 역량을 통한 해외 투자가 장기적인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조선업 피크아웃 우려 속에서도 올 1분기 호실적 전망이 주가 상승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HD현대그룹의 안정적 특성은 특히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된다"며 "최근 미국 NGLS(군수지원함) 사업에서 탈락했으나 오히려 이를 계기로 극복을 위한 그룹의 미국 조선소 지분인수 등 현물 투자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판단되고 이는 이란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 본격화될 미국의 MASGA 진행과 맞물려 주가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수주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의 수주 흐름에 대해 "선주들도 한국산 선박의 품질에 프리미엄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선주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한국산 선박 구매를 우선적으로 고려 중이며 연말까지는 한국업체들의 수주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에도 공식 선가의 상승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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