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약학과 2478명 대거 지원···'반도체' 쏠림기업 실무 경험·해외 사업장 견학 등 전방위 협력 의대 쏠림 완화와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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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운영하는 계약학과가 대학 입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 인재 미스매치 해소, 학생은 등록금 부담과 취업 불안 완화 효과
기업의 적극적 지원과 높은 취업률로 인력 수급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2026학년도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정시모집에 2478명 지원
전년 대비 38.7% 증가, 평균 경쟁률 12.77대 1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 10배 이상
성균관대 배터리학과 경쟁률 46.17대 1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공동 설립,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이 전제된 채용조건형 학과
기업이 등록금, 생활비, 연구비 등 경제적 지원 제공
교육과정 설계부터 기업이 참여, 실무 중심 커리큘럼과 현장 경험 강화
계약학과 취업률 90% 이상, 이탈률 매우 낮음
삼성·SK하이닉스 등은 장학금, 해외 연수, 실무 견학 등 다양한 혜택 제공
입사 조건은 내부 시험 등 엄격한 기준 적용, 단순 특혜 논란은 제한적
계약학과는 인재의 산업 현장 유입 촉진
의대 등 특정 분야 쏠림 현상 완화 기대
국가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효과
특히 올해는 반도체 계약학과에 지원자가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계약학과 모집 인원은 총 131명에 불과했지만 여기에 1610명이 접수해 모집 인원의 10배를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등 8개 학과를, SK하이닉스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등 3개 학과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회복과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지원 열기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전자·배터리·디스플레이 분야 계약학과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SDI가 올해 신설한 성균관대 배터리학과는 46.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LG디스플레이와 연계된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도 7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학과를 설립하고, 기업 수요에 맞춘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단순한 전공 과정이 아니라 대부분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을 전제로 한 '채용조건형 학과'라는 점에서 일반 학과와 다르다. 기업이 채용 전 단계부터 직접 인재를 선발·육성해 입사 즉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계약학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채용 이후 선별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대학 단계부터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선별·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력 미스매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계약학과가 '국내 인재 양성'과 '세대 재편'을 모두 잡는 인재 양성 루트인 점도 계약학과 확대를 뒷받침한다. 최근 기업들은 국내 인재의 해외 유출 등 상황을 고려해 수만 명 규모의 신규 채용 계획을 잇따라 내놨고, 연공서열보다는 역량 중심 인사 기조를 강화하며 젊은 피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과 기업이 상호 협력을 타진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업이 먼저 학과 신설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삼성전자)와 배터리학과(삼성SDI)는 삼성 측 제안으로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 주도의 물밑 협력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훗날 자신들의 직원이 될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계약학과 학생들에게는 최소 50%에서 전액에 이르는 등록금 지원은 물론, 생활비·연구비 등 각종 경제적 혜택도 제공된다.
서강대 반도체공학과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입학 이듬해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1000만원 규모의 생활비성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해외 연수 기회도 빠지지 않는다. 성균관대 계약학과 학생들은 삼성전자 지원으로 이달 열린 CES 2026에 참관했으며, 매년 삼성 해외 법인 현장 견학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의 HP 개러지(차고)·구글캠퍼스·애플파크 등 창업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거점을 방문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다. 학과 설립 단계부터 기업은 1~4학년 수업 커리큘럼 기획에 참여해 실무 중심 교과를 구성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이후 필수적으로 진행하던 교육을 대학 단계에서 선행할 수 있어 인력 양성 효율을 높일 수 있고, 학생들은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과 문제 해결 방식을 학부 과정에서부터 접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교수진 역시 기업 실무 경험을 갖춘 인사가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카이스트 김원준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교수직과 함께 삼성글로벌리서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높은 취업률로 이어진다. 계약학과의 취업률은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업황이 악화된 시기에도 개인 사정으로 진학을 포기한 학생을 제외하면 80% 이상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진로와 소속 기업이 20세부터 정해진다는 점에서 진로 전환으로 인한 중도 포기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제 이탈 사례는 드문 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고려대 의대에서 지난해 4~10명가량 중도 탈락자가 발생한 반면 계약학과는 2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이탈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계약학과 졸업생들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까다로운 공개채용 절차를 건너뛰고 입사한다는 점에서 변별력 논란도 제기된다. 그러나 실제 기준은 엄격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삼성 관련 계약학과는 GSAT를 면제하는 대신 2학년 때 이에 준하는 내부 시험을 통과해야 전액 장학금과 입사 자격이 유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4학년 2학기에 SKCT를 실시해 직무 배치에 활용하며, 학업 성취도와 면담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재가 지나치게 의대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현상은 국가 성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계약학과를 통해 우수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은 국가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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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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