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케미칼·LG화학, 퇴로 없는 구조조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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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LG화학, 퇴로 없는 구조조정 선언

등록 2026.01.06 15:13

고지혜

  기자

CEO 신년사서 나란히 위기 인식 공유설비 감축·사업 정리 등 전면에 내세워석유화학 재편, 실행 국면 진입 마무리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LG화학 대산공장. (그래픽=이찬희 기자)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LG화학 대산공장. (그래픽=이찬희 기자)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결연한' 의지를 담은 신년사로 2026년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 화학업계 1·2위 수장이 나란히 구조조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위기 인식을 공유한 만큼, 석유화학 산업 재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실행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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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신년사에서 구조조정 의지 공식화

국내 화학업계 1·2위의 동시 선언으로 산업 재편 가속 전망

2026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본격 실행 원년으로 부상

현재 상황은

양사 모두 경쟁력 낮은 사업 정리, 설비 감축 등 선제적 움직임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분할·합병 통한 NCC 감축 계획

LG화학, GS칼텍스와 설비 통합 및 일부 공장 폐쇄 추진

프로세스

최종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후 정부 심의 필요

승인 이후 금융·세제·규제 완화, R&D 지원 등 후속 협의 진행

실질적 구조 개편은 이 절차 완료 후 본격화

숫자 읽기

롯데케미칼 1년 내 매각 예정 자산 2조7000억원

LG화학 3조9900억원 규모 자산 매각 계획

대규모 설비 감축, 비핵심 자산 매각 통한 유동성 확보 추진

주목해야 할 것

재편 방향성 공유됐지만 실행 속도가 핵심 과제로 부상

신성장동력(고부가 소재, 친환경 에너지 등) 확대 병행

2026년, 산업 구조 재편 성패 가를 분기점 될 전망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를 '대전환점'으로 규정하며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은 과감하게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적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인 사업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대목이다.

같은 날 취임 후 첫 신년사를 발표한 김동춘 LG화학 대표 역시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표현을 꺼내 들며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는 "AI가 촉발한 시장 변화와 공급 과잉,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통적인 방식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물러설 퇴로 없이 구조 개편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를 두고 국내 화학업계를 대표하는 '투톱' 수장들이 퇴로 없는 구조조정에 나설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방안이 본격적인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으로, 두 기업이 재편 논의의 중심에서 방향성과 속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미 양사는 지난해 정부에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약 11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LG화학 역시 GS칼텍스와 여수 NCC 설비를 통합하고, LG화학 여수 1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을 재편안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대규모 설비 감축을 공식화한 첫 사례로 꼽힌다.

다만 이는 본격적인 재편의 출발선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사는 최종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이후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승인 이후에도 금융·세제·규제 완화,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놓고 정부와의 세부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돼야 기업 주도의 실질적인 구조 개편이 시작되는 구조다.

실제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가장 논의가 빠르게 진행 중인 대산 산업단지조차 합작법인 설립, 설비 통합·재배치, 운영체계 정비를 거쳐야 한다"며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과 여수 산업단지는 아직 타당성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맞닥뜨린 최대 과제로 '신속한 실행력'을 꼽는다. 재편의 방향성은 공유됐지만, 경쟁력 회복 여부는 얼마나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느냐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25년이 전략을 준비한 해였다면, 2026년은 추진의 성패를 가르는 해"라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재무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공시에 따르면 1년 내 매각 예정 자산 규모는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원, LG화학이 3조99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정리를 통한 유동성 확보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신성장동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이영준 대표는 기능성 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그린소재, 기능성 동박, 친환경 에너지 소재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동춘 대표 역시 신사업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을 명확히 하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영역은 과감히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 재편이 선언을 넘어 실행으로 옮겨지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두 수장이 신년사에서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위기 인식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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