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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무산된 제네릭 공세···HK이노엔 '케이캡' 특허 장벽 굳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무산된 제네릭 공세···HK이노엔 '케이캡' 특허 장벽 굳건

등록 2025.09.29 13:49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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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사 소송 연이은 패소, 시장 진입 난관2031년까지 오리지널 의약품 독점 구조 확대케이캡 글로벌 확장 전략 본격 시동

그래픽= 홍연택 기자그래픽= 홍연택 기자

국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물질특허를 둘러싼 소송전에서 HK이노엔이 다시 한번 승리를 거뒀다. 이번 판결로 케이캡 오리지널의 물질특허 장벽은 더 굳건해진 모양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진양제약·삼아제약·안국약품·JW중외제약·동구바이오제약·초당약품공업 등 6개사가 원개발사 HK이노엔과 특허권자 라퀄리아파마에 제기한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심리불속행 판결로 케이캡 물질특허에 대한 권리범위 연장은 2031년 8월까지 유지된다.

케이캡은 2018년 국내에서 처음 허가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신약으로, 국내외에서 적응증을 확장하며 성장을 이어왔다. 케이캡에는 복수의 특허가 존재하는데, 이중 2036년 3월까지 유효한 결정형 특허는 제네릭사가 승기를 잡으며 HK이노엔 측이 일부 소송을 항소심 중도 취하하기도 했다.

제네릭사들은 2031년 8월 25일로 예정된 물질특허의 연장 효력에 대해서도 특허 효력이 최초 적응증에만 한정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나중에 추가된 적응증에는 특허 효력이 미치지 않아 특허 원존속기간 만료 직후인 2026년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에 맞서 HK이노엔과 라퀄리아 측은 "동일한 물질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 효과라면, 적응증이 추가되더라도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맞섰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제네릭사 청구를 기각했다. 결국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HLB제약과 라이트팜텍이 대법원까지 가며 특허회피를 노렸으나 지난 5월 최종 기각된 데 이어 이번 판결까지 나오며 사실상 제네릭의 시장 진입은 당분간 차단된 셈이다.

모든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고려제약·삼천당제약·SK케미칼·삼일제약·한화제약이 지난 4일 대법원에 물질특허 관련 소송에서 공동 상고한 상태다. 특히 이중 고려제약은 경동제약과 위더스제약에 이어 이번 달 세 번째 케이캡 후발의약품을 허가받은 기업이다. 앞서 위더스제약이 제기한 특허심판 청구는 기각됐고, 경동제약은 물질특허 회피 시도가 없어 고려제약이 특허회피에 성공할 경우 후발주자 중에서는 단독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다만 유사소송에서 제네릭사가 연이어 패소한 만큼 남은 제네릭사 소송에서도 결과를 뒤집긴 힘들 거란 분석이다. HK이노엔 측은 앞선 소송 결과를 두고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소송도 이번 판결과 동일·유사한 쟁점을 다루는 만큼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단숨에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선두권에 올라선 의약품이다.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넘어섰고, 중국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확장 가능성까지 확보했다. 단일 품목으로 이 정도 매출을 기록한 국산 신약은 드물어 제네릭 업체들 입장에서는 특허 장벽을 뚫을 경우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케이캡 시장 점유율의 10%만 차지해도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건강보험 약가 구조상 제네릭 출시 이후 가격 인하와 처방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HK이노엔 측은 특허소송 승리에도 국내 제네릭 출시를 염두에 두고 케이캡의 해외 진출에 열을 쏟고 있다. 케이캡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이 중 해외 매출은 50억원으로 177.7% 늘었다.

케이캡은 상반기 기준 53개국에 기술·완제품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이 중 16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연내 파트너사를 통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 계획도 순항 중이다.

HK이노엔은 "지난 4월과 8월 미국 파트너사가 발표한 대로 (케이캡 FDA 품목허가 신청은) 4분기 중 진행될 예정"이라며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추가 확장 전략도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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