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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저가커피에 밀린 이디야···2세 문승환, '리브랜딩' 승부수

유통·바이오 식음료

저가커피에 밀린 이디야···2세 문승환, '리브랜딩' 승부수

등록 2024.09.04 11:36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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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로 브랜드 전면 개편 목표···'ODO' 상표 특허 출원문승환, 작년 말 재입사···경영전략본부서 리브랜딩 추진'가격 경쟁력' 애매해진 브랜드 입지 재정비···재도약 기대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제공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1세대 커피 전문점 이디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연내 브랜드 전면 개편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디야의 리브랜딩은 창업주 문창기 회장의 장남인 문승환 이사가 경영에 참여하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93년생의 '젊은피' 문 이사가 이디야의 부진을 끊어내고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때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한 이디야는 1000원대 저가커피 브랜드의 등장 이후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이르면 연내로 전면적인 브랜드 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디야는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브랜드 가치 등을 검토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 특허청에 이디야 초성을 활용한 'ODO'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연말을 목표로 리브랜딩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로고의 사용 여부 등은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이디야 브랜드가 23년이 됐다보니 내부적으로 쇄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로 브랜드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브랜드 개편은 이디야가 2001년 창립한 이후로 23년 만에 생긴 변화다. 업계에선 이번 브랜드 개편을 두고 창업주 문창기 회장의 장남인 문승환 이사가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본다.

문승환 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이디야 경영전략본부에서 본부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경영전략본부는 이번 브랜드 개편을 추진하는 부서다. 문 이사가 올해 4월 등기임원에 선임되고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 변화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문 이사는 지난 2019년 이디야커피에 입사해 2년간 몸을 담다가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BCG, AT커니, 딜로이트 등을 거쳐 다시 이디야로 복귀했다. 특히 글로벌 컨설팅 업계에 몸담은 만큼 국내 리브랜딩은 물론 해외에서도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을 발굴하고 효과적인 전달을 통해 이디야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디야가 브랜드 전면 개편에 나서는 건 애매해진 브랜드 입지를 바꾸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이디야는 그동안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커피 전문점을 표방하는 브랜드로, 스타벅스와 같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인식됐다.

그러나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내세운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 등 저가커피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면서 이디야의 가격 정책이 애매해지고,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업체별 아메리카노 가격은 스타벅스가 4500원,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는 1500~2000원으로 가격 차별화가 확실하다는 평가다. 반면 이디야는 설립 당시 아메리카노를 2500원에 선보여 현재 3200원에 판매 중인데, 프리미엄과 가성비 브랜드 사이에서 입지가 모호해졌다.

이디야의 고전은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은 27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82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34억원을 기록했다.

매장 수 역시 정체된 상황이다. 이디야의 매장 수는 2021년 3500개점을 돌파했으나 계약 종료 및 해지 등으로 같은 해 말 3018개를 기록했고, 이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가맹점은 3005개 직영점은 14개, 총 3019개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예고한 바 있다. 문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지속 성장을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올해 경영방침으로는 ▲경영효율성 제고 통한 경쟁력 강화 ▲고객가치 중심 브랜드 리뉴얼 ▲가맹점 매출신장 총력 ▲해외진출 본격화를 내세웠다. 지난해 조직개편과 해외진출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올해는 변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브랜드 리뉴얼 역시 이 같은 경영방침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해외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디야는 지난 5월 괌에 해외 가맹 1호점을 내고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연내로 괌 3호점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로 2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이디야 관계자는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지키고 신선함을 더해 새로운 타깃 소비자 층을 발굴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R&D 투자비중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중장기적 내실을 다지고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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