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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 목전···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코앞

유가·환율 더블리스크

'3차 오일쇼크' 목전···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코앞

등록 2022.03.08 15:33

변상이

  기자

한국, 원유 의존도 OECD국 중 가장 높아수출금지로 국제유가 200弗땐 타격 불가피물가급등·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정부·경제전문가 "경기 불확실성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검토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대로라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OECD 국가 중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불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런던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 초반 18% 급등해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장중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13% 뛰어 130.50달러까지 올랐다. 두 원유 모두 2008년 7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미국과 유럽이 선택할 수 있는 최강의 제재 옵션이었다. 러시아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만 세계 공급량의 11%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원유를 막으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스·석탄·알루미늄·아연 등 다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을 부추기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도 커지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가 상승은 기업 제조원가부터 공공요금까지 전방위 물가를 끌어올린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없어 물가가 급등하면서 실물경제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월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가 3월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90달러대일 때 2월 무역 실적을 냈는데, 지금은 국제유가가 13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심화로 대외 교역 여건이 더 악화한 만큼 무역수지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가 '수출만큼은 견고하다'고 단언했지만 전문가들은 국제 무역 환경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수출 호조는 수출 물량 증가보다는 대부분 수출 단가 상승에 의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글로벌 교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수출 시장 전반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이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모멘텀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원유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국제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원유 사용량은 5.70배럴로, 캐나다(5.07배럴)와 칠레(5.00배럴)보다 많은 1위다. 고유가 상황에선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는 악화가 불가피하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요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수출 관련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가와 환율 급등은 물가 상승을 촉진시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지금은 경기 부진으로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은 시점이다"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 이미 상당히 나타나고 있고 대선 전 재정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늘면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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