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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막으니 수수료가 생겼네

[여의도TALK]중복청약 막으니 수수료가 생겼네

등록 2021.07.01 14:27

허지은

  기자

삼성·미래·KB증권 공모주 청약 수수료 ‘줄인상’청약 건당 1500~2000원선···미배정시 부과 안 해증권사 “시스템 비용 마련 차원···주고객엔 우대”

중복청약 막으니 수수료가 생겼네 기사의 사진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만 시행 중이던 공모주 청약 수수료 제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도 이달 중 공모주 청약 시 수수료를 받기로 했는데요. 시스템 비용 마련 차원이라는게 증권사 측 설명이지만 투자자와 예비 상장사들 입장에선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5일부터 브론즈(Bronze) 등급인 개인 투자자에게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같은달 23일엔 KB증권도 건당 1500원의 청약 수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일반등급 청약자에게 2000원의 청약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 중 공모주 청약 시 수수료를 받던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뿐이었습니다. 양 사 모두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까지 수수료를 신설하면서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 가운데 일반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은 NH투자증권 1곳으로 줄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필요한 시스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모주 투자 열풍 이후 대규모 투자금이 쏠리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죠. 특히 올해 상반기엔 균등배정과 증권사 중복청약이 모두 가능했던 만큼 증권사의 온라인 시스템과 오프라인 지점이 모두 ‘과부하’가 걸렸다는 설명입니다.

수수료를 신설하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과정에서 전산 장애를 겪은 바 있습니다. 삼성증권에선 SKIET 청약금 환불 이체 오류가, 미래에셋증권에선 상장 첫날 MTS가 먹통되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3월엔 하나금융투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금이 과다 환불되는 사고가 발생했죠.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균등 배정 방식으로 더 많은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면서 시스템 비용이 지나치게 커졌다”며 “통상 공모주 청약 물량만 받고 이탈하는 투자자가 적지않은 만큼 주거래 고객이 아닌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은 일반청약 수수료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수수료 인상에 동참하면서 현재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들도 결국은 시간 문제라는 겁니다.

공모주 투자자 A씨는 “IPO는 소수의 대형 증권사가 과점하는 시장인데 이들이 수수료를 올리면 나머지 증권사들도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과 현대중공업,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 등 하반기 최대어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수수료 신설 증권사들의 제도 시행 시점이 주관을 맡은 기업의 청약 일정에 앞서고 있어 이같은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크래프톤의 청약 예정일은 7월 21~22일, 카카오뱅크는 7월 27~28일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이에 앞서 수수료를 신설합니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청약 물량이 가장 많은 대표 주관사로 수요가 몰리는 만큼 일반청약 수수료 수익도 짭짤할 전망입니다.

예비 상장사들도 울상입니다. 코스닥 소형 공모주의 경우 공모가가 1만원을 하회하는 경우도 많기에 수수료 도입이 자칫 일반청약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상장한 싸이버원(9500원), 네오이뮨텍(7500원), 샘씨엔에스(6500원), 제주맥주(3200원), 에이디엠코리아(3800원) 등은 최종 공모가가 1만원보다 낮게 책정됐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진 긴 장세장에서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 덕분에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일반청약 수수료 신설로도 적잖은 수익이 예상되는데요. 시스템 비용의 보완이 예상되는 만큼 ‘먹통·오류·전산장애’ 등의 불명예를 떨쳐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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