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예비입찰에 LG전자 등 국내 기업 불참최대 8조 가격 부담···국내선 LG 유일한 후보 거론 한온 사업 유럽 비중 높아···佛발레오·獨말레 ‘적극’업계선 “LG그룹, 현대차그룹 거래 관계 고려” 평가
지난 22일 막이 오른 자동차 공조(열관리시스템)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외국계 자본의 각축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올해 인수합병(M&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한온시스템 예비입찰 첫 날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구속력이 없는 예비입찰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한온시스템 매각 측은 실사 뒤 적격후보(숏리스트)가 추스려지면 본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뛰어들지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계속될 분위기다.
대기업 중에선 사업 시너지 측면을 고려해 7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LG그룹의 참여 여부가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LG는 애초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또 예비입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현재까진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다.
한온시스템은 히트펌프, 전동 컴프레서 등 자동차 공조 부문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글로벌 2위 업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50.50%와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19.49% 등이다. 전날 종가 기준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9조4500억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 지분 70%(약 6억6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적어도 7조원 이상 거래 가격이 형성될 거란 게 투자은행(IB)업계 관측이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8728억원, 영업이익은 3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단 예비입찰에 관심을 보인 곳은 글로벌 공조 3위 업체인 프랑스 발레오, 글로벌 공조 4위 업체인 독일 말레,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 추스러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인수 후보 윤곽이 드러날 때까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기업들이 가격 협상 과정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에선 한국타이어가 지분 인수에 참여할 때보단 가격이 2배나 뛰어서 원매자 측에서 인수 부담이 상당할 거란 평가가 우세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부품 업체 중에선 한온시스템 인수 여력이 있는 회사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온시스템의 공조 사업은 국내보단 유럽 시장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자동차 부품 시장에선 유럽 회사들의 관심이 컸을 거란 평가다. 글로벌 공조부문 3·4위 업체들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하게 되면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차량용 공조 시스템을 하는 업체가 사업 이해도와 시너지 창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대기업의 소극적 반응과 달리 현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계에서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과 거래가 많은 기업들이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파트너십 유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포드 계열사 비스테온이 보유 지분을 넘길 당시 한국타이어가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현대차는 공조 분야 국내 독점적 지위를 우려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는 이차전지, 전장 등 현대차와 거래 관계 비중이 큰 상황에서 공조시스템을 가져가게 되면 현대차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며 “LG 입장에선 앞으로 현대차와 거래 관계가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그런 측면도 고려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도 “LG전자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려 한다면 장기적으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전제로 봐야 한다”며 “현대차는 파트너인 LG가 한온시스템을 품게 되면 직접적인 경쟁자 지위로 바뀌기 때문에 LG와 거래하는 물량을 점차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는 분명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및 차량용 전장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글로벌 다각화에 유리한 위치에 있고, 고객사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가장 용이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은 주요 고객사로 포드, 폭스바겐, BMW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LG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 이들 회사와 연결고리가 생겨 배터리나 다른 전장 부품 수주가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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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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