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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국적사로 고공비행···‘적자 늪’에 결국 눈물

[아시아나 매각]2대 국적사로 고공비행···‘적자 늪’에 결국 눈물

등록 2019.04.15 17:08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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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어 1989년 출범 27년 독점 해소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 글로벌 영향력 강화 LCC 2개사 설립···‘노다지’ 몽골 운수권 차지10년간 금호그룹 재건위한 자금지원 독으로

2대 국적사로 고공비행···‘적자 늪’에 결국 눈물 기사의 사진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에서 벗어난다. 금호그룹은 고(故) 박인천 창업주가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광주택시, 광주여객을 세우며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정부가 제2의 민간정기항공 운송사업자로 금호그룹을 지정하면서 탄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출범 당시 자본금 50억원, 운항승무원 58명, 캐빈승무원 104명, 항공정비사 105명 등 총 823명으로 시작했다. 첫 사명은 ‘서울항공’이었지만, 같은 해 8월 사명을 아시아나항공으로 바꿨다. 보잉 B737-400 항공기를 첫 도입하고 1988년 12월 서울(김포)~부산 노선에 취항하며 약 27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국내 항공산업에 복수민항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대한항공은 당시 이미 6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며 항공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생존전략으로 서비스를 내세웠다. 참신하고 세련된 서비스가 의미있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 확신한 것. 이 전략은 잘 맞아떨어졌다. 대한항공과의 서비스 경쟁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졌고, 궁극적으로 한국 항공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추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국적항공사로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갔다. 1990년 서울~일본 도쿄 노선으로 국제선에 처음 취항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서울~홍콩 노선으로 동남아 지역에 첫 취항했고 미주, 러시아, 중국, 대주양 등으로 향하는 하늘길을 뚫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1998년에는 에어버스 A321-100을 도입하며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기재 변경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기종이 보잉 747-400이었지만, 에어버스 최신예 대형항공기로 세대교체하며 연료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강화시켜나갔다. 또 같은해 회현동에서 오쇠동 아시아나타운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2002년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가입했고, 이듬해 스타얼라이언스에 공식 합류하며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세계 최대 항공사 동맹체로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아드리아항공, 에어캐나다, 에어차이나, 에어인디아, 에어뉴질랜드, ANA,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터키항공, 타이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회원사로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고공행진에 금호그룹은 2004년 사명을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주력 계열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창립 18년 만인 2006년에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가 도입됐다. 금호석유화학과의 분리 경영에 따른 새 CI 적용이다. 이에 맞춰 항공기 도장도 교체했다. 우리 민족의 상징색인 흰색 바탕에 꼬리날개를 중심으로 색동저고리를 입힌 듯한 디자인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8년에는 증권거래소를 한국증권거래소로 이전해 상장했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 첫 취항에 나섰다. 2년 후인 2010년에는 연간 국제선 탑승객이 1000만명을 돌파는 등 성장을 이어갔다. 그해 세계 100대 항공사 중 1등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아시아나항공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게 된다.

2014년에는 임직원이 1만명을 돌파했고, 차세대 주력기인 A380이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 투입되며 첫 운항을 시작했다. 또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에서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2015년 또다른 LCC인 에어서울이 설립됐고 2016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는 항공안전보안협의회를 운영하며 안전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2월에는 ‘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서울~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 노선은 대한항공이 약 30년간 독점체제를 유지해 왔는데, 모든 항공사가 운수권 신청서를 제출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3월 말 유동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크게 흔들린다.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부실한 재무구조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채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약 10년간 그룹 재건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온 결과 만성적인 적자가 누적된 영향이다. 재감사 결과에서는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제때 반영된 부채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3분의 1 가량 쪼그라들었고, 순손실은 약 2배 증가했다.

이 사태의 여파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연장하려면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고, 결국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매각을 결정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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