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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인터뷰]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등록 2014.01.27 10:00

수정 2014.01.27 10:22

김아름

  기자

신원호 감독 “너보다 사투리 잘 쓰는 사람 없었어”도희와 윤진이 다른 점? 욕하고 속마음 내뱉는 것타이니지 멤버들, 그룹 이름 널리 알려줘 고맙다고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종영한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대중들에게는 아직도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응사앓이’라는 신조어가 탄생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는 무명의 스타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응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 중 작은 체구의 한 소녀(?)가 있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연기하며 삼천포(김성균 분)와의 순수한 애정씬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윤진’역의 도희가 그 주인공이다.

'도희'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웨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선우 기자 sunday@newsway.co.kr'도희'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웨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선우 기자 sunday@newsway.co.kr


드라마 촬영으로 정신없이 흘러온 6개월간의 시간을 뒤로하고 그녀는 응답하라 1994의 후폭풍(?)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뷰도 하고 예능프로그램도 나가고···스케줄이 없을 때는 여유가 생겨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찾아주시는 곳이 많아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기를 얻으며 세상에 ‘도희’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아주 특별한 작품. 그녀는 ‘응답하라 1994’를 생각하면 ‘영광’이라는 두 글자만 떠오르는 모양이다. “너무나 영광이죠. 제가 연기를 준비했던 사람도 아니고 경험도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운 좋게 좋은 작품을 만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런 좋은 작품에 제가 있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전라도 사투리를 능숙하고 구수하게 잘 구사했던 앳된 소녀. 그녀는 단지 사투리 하나로 응사 신원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오디션 볼 때는 어떤 캐릭터였는지도 몰랐어요. 그저 응답하라 1997의 시즌 2인걸로만 알고 있었죠. 회사에서 오디션 자리를 마련해 주셨는데 오디션 이후 한동안 연락이 없어 당연히 떨어진 걸로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3개월 뒤에 연락이 왔어요. 그때 감독님께서 절 뽑은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어요. ‘너보다 사투리를 잘 쓰는 사람이 없어’라고요.”

도희에게 전라도 사투리는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 콤플렉스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서울에 오면서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쓰는 사투리는 여수에서도 아주머니나 할머님들이 쓰시는 사투리거든요. 여수에 살 때 엄마랑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계모임에 따라가고 장도 보러 다니고···그러다 보니 어른들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런 걸쭉한 사투리를 쓰게 된 것 같아요.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죠.”

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기사의 사진


‘응답하라 1994’ 극중의 조윤진은 낯 가림이 심하고 조용하고 서태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소녀였지만 술만 들어가면 자기 할 말 다 하는 당찬 20세의 여대생을 잘 표현해낸 캐릭터다. “극중 윤진과 저는 60%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윤진의 말투가 실제 저와 똑같죠. 또 윤진이 낯을 가리는데 저도 낯을 좀 가리는 편이예요. 하지만 친해지면 왈가닥이 되죠. 조금 다르다고 한다면···욕하는 것?(하하) 자기 속마음을 내뱉는 건 저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도희는 94년생이다. ‘응답하라 1994’에서 94년 당시 스무살의 여대생을 연기하기에는 조금 버거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대적으로 음악, 소품들이 생소했어요. 또 극중에서 윤진은 결혼을 했는데 전 그부분이 공감이 안됐죠. 하지만 제가 갖고 있던 캠퍼스의 로망과 하숙집 생활 등 촬영하는 모든게 즐거웠어요. 특히 2층 거실에 모여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은 너무 즐거웠죠. 또 윤진에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선배님의 실제 오래된 팬분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고 94년의 스무살 윤진으로 살아갈 수 있었어요.” 그녀는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응답하라 1994’가 원하는 ‘윤진’ 역을 멋지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기사의 사진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는 도희는 자신의 인기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시청률 공약으로 내걸었던 ‘명동 프리허그’에서 그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드라마 초반이었고 평일 시간도 애매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정말 너무 행복했고 응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하고 깨닫게 됐어요. 또 최근에는 화장도 안 하고 안경만 낀 채 동네 대형마트를 갔는데 알아보시는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까지 알아봐주시는 분은 없으셨거든요.”

순식간에 찾아온 인기에 도희는 행복해 하면서도 본인과 함께 동거동락했던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우리 멤버들이 저를 많이 응원해줘요. 제가 밤샘촬영도 계속하고 숙소도 들어가지 못할 때면 걱정하고 안쓰럽게 생각해요. 저 때문에 그룹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 좋다고 해요. 멤버들의 그런 반응이 고맙죠.”

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기사의 사진


대중들은 도희를 ‘응답하라 1994’의 조윤진 역을 맡은 배우로 알고 있지만 그녀는 원래 걸그룹 ‘타이니지’의 멤버로 지난 2012년 처음 연예계에 입문했다. 극중 윤진이 처럼 전라남도 여수에서 서울로 상경한 지방 소녀로 여느 소녀들처럼 가수를 보며 꿈을 키웠고 그 꿈을 위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노래는 좋아하지만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못하는 것도 아닌 애매했던 아이였어요.(웃음) 시키지도 않았는데 노래를 하는 아이였고 노래와 늘 함께했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게 됐고 진로 결정을 하던 중 기회가 닿아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가족들은 연예인이 된 도희에 놀란 적이 많다고 했다. “처음 가수 하고 싶다고 엄마께 말씀드렸을 때 웃으셨어요. 어디 가서 마이크만 잡으면 떨었던 제가 그런 꿈을 꾼다는 것 자체에 놀라셨던 모양이예요. 저는 그 당시에 노래하는 사람이 가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친척들도 놀라세요. 제가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시고는 ‘내가 알던 그 도희 맞아?’라고 하시죠.(웃음)”

이토록 그녀의 인생을 바꿔준 ‘응답하라 1994’ 작품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응사는 나를 열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응사로 처음 해본 게 너무나 많죠. 처음 연기의 문도 열게 됐고 대중들에게 나를 알릴 수 있게 밀어내준 작품인 것 같아요. 또, 성격적인 부분도 많이 바꼈어요. 새로운 도희를 열어준, 너무나 소중하면서도 기억에 남을 작품이예요.”

그녀는 황정음 같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 가수 백지영과 같은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도 이야기했다. 또 “오랜 방송인으로 남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초심을 잃지 않고 단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오랫동안 방송인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도희 “응답하라 1994, 새로운 나를 열어준 작품” 기사의 사진


1994년 스무살의 윤진과 2014년 스무살의 도희. 그녀에게 스무살은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 “저의 스무살은 너무 바빴지만 절대 잊지 못할, 70대 할머니가 되어도 기억할 수 있는 한해인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스무살 이후와 스무살 이전을 나눌 수 있을 정도니까요.”

도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응답하라 1994’는 끝났지만 작품 하나가 그녀에게 안겨준 변화와 의미는 매우 크다. 쏟아지는 CF 촬영이나 영화·드라마, 예능 출연 제의는 물론,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 작품을 함께한 동료 배우들과 그녀의 소중한 팬들은 앞으로의 연예계 생활을 버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녀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지금의 인기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였으면 좋겠어요.”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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