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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탈 벗은 LH, 박상우式 경영 통했다

공기업 탈 벗은 LH, 박상우式 경영 통했다

등록 2017.03.31 09:13

수정 2017.04.01 19:57

김성배

  기자

애플 잡스처럼 PT···가지않은 길 가는 朴스마트 1년···스마트시티, 10조 빚 감소 등 성과공공리츠·민간개발·대행개발 등 그의 작품

박상우 LH사장(사진제공=LH)박상우 LH사장(사진제공=LH)

국내 최대 자산규모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박상우식(式) 아이디어 경영으로 국내 공기업 성공의 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박 사장이 수장(首長) 자리에 오른 이후 1년만에 금융부채가 총 10조원 이상 감소하고 중동과 중남미 등 해외 스마트 시티 등 해외 신성장동력 미래경영에다 탈권위 경영행보까지 더해지는 등 그의 스마트 경영이 빛나고 있어서만이 아니다. 최근엔 애플·삼성전자 사장이나 IT기업 CEO들의 전유물이라는 기업 프레젠테이션(PT)을 공기업 사장인 그가 헤드셋 마이크를 차고 나서는 등 새로운 경영실험까지 도전하고 있다. 그의 시선과 행보가 LH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관가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31일 LH와 국토부 등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고위 간부출신으로 지난해 3월 LH 수장자리에 오른 박상우 사장은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과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이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자타공인 주택토지정책 최고 전문가다. 무엇보다 국가 예산의 지원을 받더라도 임대 아파트 사업에서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LH가 빚더미에 올라앉자 정부가 내놓았던 공공임대리츠를 비롯해 민간공동개발, 대행개발 등 LH 사업 다각화의 상당수가 지난 2010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지낸 그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해 취임 당시에도 준비된 LH사장이라는 이야기가 관가 안팎에서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의 아이디어 경영은 취임 1주년 즈음인 요즘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28일 열린 LH기업설명회에서 그가 직접 헤드셋 마이크를 차고 열변을 토한 사례다. 대형공기업이 단독으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사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CEO(최고경영자) 프레젠테이션은 삼성전자 등 민간 대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박 사장은 이런 통념을 과감하게 깬 것이다. 아이디어가 많은 그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나아가 LH가 공기업인지 사기업인지 구분이 안간다는 이야기마저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의 톡톡튀는 아이디어 경영은 LH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부채 공룡이라는 오명 이미지부터 희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LH 총부채는 142조원, 금융부채는 106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작년 말 총부채와 금융부채를 각각 133조원, 83조원으로 떨어뜨렸다.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부채는 3년 만에 무려 23조원이나 줄였다. 특히 금융 부채의 경우 이달 말 기준으로 79조9000억원까지 줄어들면서 연말까지 77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향후 3년내 60조원대까지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전국에 퍼져 있던 다양한 사업지구에 대한 구조조정을 비롯해 사업방식 다각화, 토지 판매 효율화, 직원들의 자구 노력 등 국토부로부터 LH까지 이어진 그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지난 2009년 LH통합 출범 직후 414개 지구에 달했던 방대한 사업규모를 재무역량 범위인 211개 지구로 줄였다. 또한 리츠(부동산 투자회사)와 민간공동, 대행개발, 환지방식 등 민간 자본을 조달하고, 사업방식을 다각화 했다. 수익률 보장과 리스크 분담으로 15조원의 부채를 절감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그가 선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LH를 세계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회사(디벨로퍼)라고 정의하며 장기적으로 금융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LH는 50여년 이상의 다양한 개발사업 경험과 자금력, 직원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부동산개발회사, 글로벌 개발금융회사를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융·복합’ ‘협업·상생’ ‘수요자 맞춤’ ‘소통과 참여’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리츠’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과 산업, 기술의 결합을 꾀하고 새로운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해 지자체 민간기업 등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건설사, 엔지니어링업체, 건설자재 업체들과 함께 중동이나 중남미 해외 스마트 시티 등 해외 진출의 문도 두드린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도시의 자투리 공간에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이나 3세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세대분리형 주택’ 등 각 수요계층과 지역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연구하고 있다.

박상우식 경영혁신으로 LH가 국내 최고 공기업으로 진화하면서 그의 시선과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관가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 그의 임기가 2년 가량 남아있긴 하나, 단순히 공기업인 LH에 머물지 않고 정부부처 장관은 물론 민간기업으로 까지의 진출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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