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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모두가 망한다던 쿠팡, '로켓 신화' 쏘기까지

유통·바이오 채널 쿠팡 첫 연간 흑자

모두가 망한다던 쿠팡, '로켓 신화' 쏘기까지

등록 2024.02.28 17:40

김제영

  기자

'로켓배송' 내세운 김범석, 손정의 30억 달러로 출범풀필먼트 센터 6조 대규모 투자···배송 경쟁력 고도화'한국의 유니콘' 나스닥 상장···국내 유통업계 1위 등극

모두가 망한다던 쿠팡, '로켓 신화' 쏘기까지 기사의 사진

'한국의 아마존'. 쿠팡의 꿈이 마침내 이뤄지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주가 자금 30억원으로 출범한 쿠팡은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거두며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계획된 적자'에 마침표를 찍고 마침내 사상 첫 연간 영업흑자도 냈다. 창립 14년 만의 성과다.

쿠팡, '로켓배송'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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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 2010년 김범석 의장이 초기 자본금 30억원을 투자 받아 설립한 이커머스 업체다. 초기 사업 모델은 소셜 커머스 형태로, 동시대 출범한 업체로는 위메프와 티몬이 있다.

소셜 커머스는 특정 물품을 단기간 높은 할인을 내세워 판매하고, 판매자가 정한 인원수만큼 판매돼야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쿠팡이라는 이름도 '쿠폰이 팡팡 터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지어졌다.

쿠팡이 성장 가도에 오른 건 지난 2014년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 배송'을 도입하면서다. 로켓 배송은 쿠팡이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24시간 이내로 익일 배송하는 직매입 구조의 사업 모델이다. 이는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미국 아마존의 사업 구조와 같다.

이후 쿠팡은 '한국판 아마존'을 목표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연달아 유치했다. 특히 수조원대 적자를 내고 있는 쿠팡을 든든하게 지원한 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 회장은 쿠팡에 2015년와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0억 달러(약 3조7300억원)를 투자했다. 당시 쿠팡은 매년 적자 폭을 키우며 만년 적자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손 회장이 통 큰 투자를 밀어붙여 쿠팡에 숨을 불어넣었다.

'쿠세권' 넓히는 광폭 투자, 락인(Lock-in)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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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로켓배송'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창립 이래로 전국 물류센터 구축에 약 6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가 건립됐다. 풀필먼트 센터에 상품을 보관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하는 식으로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강화했다.

로켓배송은 충성 고객을 잡아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큰 강점이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가 오픈마켓 형태로 판매자에 플랫폼을 제공한 데 그친 것과 달리 쿠팡은 상품 직매입 구조로 물류 서비스를 고도화한 셈이다. 특히 쿠팡은 이를 통해 무료 배송 및 반품 등 서비스로 고객 편의성을 확대했다. 현재 쿠팡의 전체 매출의 90%가 직매입에서 발생한다.

더욱이 쿠팡은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0년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로켓배송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회원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쿠팡은 영화·드라마는 물론 스포츠 독점 중계권 등을 확보하며 콘텐츠 경쟁력 또한 키웠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오픈마켓 판매자를 위한 '로켓그로스'도 도입했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이 보관부터 재고관리, 배송 등 서비스를 맡는 판매자 로켓 서비스다. 쿠팡은 이를 통해 취급 품목 수(SKU)를 늘리며 상품 경쟁력을 상향시켰다.

이에 쿠팡의 고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한번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는 21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811만명)과 비교해 약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쿠팡의 와우 회원은 전(1100만명)보다 27% 증가한 약 1400만명이다.

국내 유통 1인자에 오른 '한국의 유니콘'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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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이 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지난 2021년 3월 '한국의 유니콘' 1호 기업으로서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쿠팡이 상장을 추진할 당시 누적 적자는 3조원을 넘어섰는데 국내에서는 적자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고, 동종업계 상장사가 부재했다.

특히 쿠팡이 상장 작업에 속도를 붙인 건 코로나 팬데믹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온라인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쿠팡의 성장 잠재력과 기업가치에 더욱 긍정적인 힘이 실렸다. 쿠팡은 뉴욕 증시 희망 공모가가 최종 35달러로 확정되고, 기업가치는 630억 달러(약 71조원)에 책정됐다. 이를 통해 쿠팡은 46억 달러(약 5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업계 1위로 등극했다. 쿠팡은 지난 2022년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를 통틀어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29조원대로 꺾이면서 쿠팡에 왕좌를 내어줬다.

동시에 쿠팡은 '만년 적자' 꼬리표도 때냈다. 쿠팡이 분기 흑자를 낸 건 지난 2022년 3분기부터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 1037억원 흑자 전환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수익을 냈다. 이후 쿠팡은 6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6174억원을 거두며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거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며 "고객 와우 경험을 위한 노력에 끈질기게 전념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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