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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HUG···나인원 한남 두달 간 결론 안내더니 결국 퇴짜

막무가내 HUG···나인원 한남 두달 간 결론 안내더니 결국 퇴짜

등록 2018.01.30 17:22

김성배

  기자

주변시세 기준 맞춰도 승인 거부강남 집값 등 정부눈치보기에 피해 막심하루 이자만 1.8억···사업하지 말란 말?

나인원한남 투시도.나인원한남 투시도.

국내 역대 최고 분양가 사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 얘기다. 나인원 한남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기 심사 기준인 주변시세 110%기준을 맞췄는데도 HUG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독점적인 구조가 민간 사업을 훼방놓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30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나인원한남 시행사인 대신F&I가 신청한 분양보증에 대해 HUG는 이날 보증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시행사가 3.3㎡당 평균 6000만원 초반대 분양가를 제시했으나, HUG가 4000만원대 분양가 이상은 안된다고 맞서면서 두달이 넘게 심사를 끌다가 결국 퇴짜를 놓은 것. 아파트 분양보증 발급이 거절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대개 3일 정도 걸리는 분양 보증심사를 60일 가까이 끈 것인데 이렇게 보증 처리를 연기한 건 지난 2016년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HUG는 고분양가를 이유로 보증을 거절한 바 있어 나인원 한남도 고분양가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때문에 HUG가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국토부 등 정부가 강남 집갑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보니 HUG가 이들 눈치를 보고 한남동 나인원 분양가를 짓누르고 있는 등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공기업의 횡포가 민간사업을 훼방놓고 있다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하고 있다. 분양보증 승인이라는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 HUG와 공공부지 독점 권한을 가진 LH가 한남동 땅을 고가에 판매했음에도 HUG가 분양승인 거절로 사업에 퇴짜를 놓으면서 시행사인 대신 F&I만 하루 이자만 1억8000원씩 물고 있어서다. 실제 대신F&I는 지난 2016년 LH가 입찰에 부친 외인아파트 부지를 6242억원에 사들였다. 3.3㎡당 토지 매입 비용은 2470만원으로, 지난해 국내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4750만원)을 기록했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115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만큼 비싸게 매입한 까닭에 3.3㎡당 6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기업의 잣대에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무엇보다 분양보증 승인 독점 권한을 가진 HUG가 3.3㎡당 4000만원대를 고집하면서 나인원 한남 사업은 기약없이 표류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HUG가 강남 집값을 볼모로 개별 단지의 분양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재건축 연장을 비롯해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국세청 세무조사, 보유세 인상 등 전방위적으로 강남 불패 신화와 전쟁을 펼치고 있다보니 국토부 산하기관인 HUG가 소신이나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처리기준에 맞게 처리하지 못하고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 인근 비교 대상인 ‘한남더힐’의 평균 매매가(3.3㎡ 기준) 6400만원의 110%인 7000만원 선도 가능하지만 고분양가에 대한 비판 여론과 HUG와의 지속적인 가격협의를 통해 6000만원 초반까지 낮춰 지난해 12월 분양보증을 신청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보증이라는 독점권을 가진 공기관이 민간업체에 공식적인 분양처리기준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행위는 결국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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