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5일 일요일

  • 서울 20℃

  • 인천 19℃

  • 백령 14℃

  • 춘천 17℃

  • 강릉 20℃

  • 청주 19℃

  • 수원 18℃

  • 안동 16℃

  • 울릉도 18℃

  • 독도 18℃

  • 대전 20℃

  • 전주 21℃

  • 광주 19℃

  • 목포 19℃

  • 여수 17℃

  • 대구 21℃

  • 울산 18℃

  • 창원 20℃

  • 부산 18℃

  • 제주 19℃

강호인 국토 장관의 국내외 석연찮은 행보

[뉴스분석]강호인 국토 장관의 국내외 석연찮은 행보

등록 2017.04.12 08:44

수정 2017.04.12 10:36

김성배

  기자

박 대통령 파면 3월 절반 가까이 해외에중동부터 스페인 등 유럽까지 수주지원헌정 사상 초유사태때 하필···외유 논란해외 정치성향 행사도 참석···국내선 불만잔뜩

강호인 국토 장관의 국내외 석연찮은 행보 기사의 사진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내외 석연찮은 행보가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면 정국 속에서도 해외 수주지원 필요성을 내세우며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물론 터키와 스페인 등 유럽 지역까지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등 해외에선 적극 나서는 반면 국토부 업무의 핵심 중 하나인 국내 주택건설이나 부동산 행보는 뚜렷한 행보가 엿보이고 있지 않아서다. 때문에 터키와 스페인 등 해외 출장이 외유성 논란까지 빚으면서도 정작 국내 건설업계와 주택 실수요자들에겐 국토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아짐은 물론 정권 말기 공직기강 해이 등 질타를 받고 있다.

12일 건설부동산업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3월 한달 중 절반 가까이(14일간)를 해외출장으로 중동과 유럽 등지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그는 지난달에만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은 물론 터키와 스페인 등 유럽지역까지 출장을 다녀오는 등 해외 행보를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중동 인프라시장 진출 지원과 대형 프로젝트 수주 지원 등 경제외교 지원을 위해서다.

하지만 시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엔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는 등 국가적으로 국정혼란이 극에 달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파면되고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되는 등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기구 중 하나인 국무회의의 일원인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해외에서 상당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의미다. 출장 지역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이라크의 경우 IS의 내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논란이 있는 지역인 데다가 터키 등 기타 지역은 이미 수주가 확정된 지역도 적지 않아 수주 지원이라는 명분이 다소 약하다는 이야기 마저 나온다. 대표적인 지역이 터키 차나칼레 교량 프로젝트(SK건설·대림산업) 착공식이다. 지난달 18일 터키 대통령 등 터키 유수의 정치인사들이 대대으로 참석한 착공식 자리에 강호인 장관도 모습을 나타냈으나, 터키의 혼란스런 정국을 감안하면 다분히 정치적인 자리로 그가 참석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때문에 아무리 해외건설 지원 등 경제외교라는 명분을 내세운다하더라도 시기와 내용에서 외유성 논란 등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통령 파면 정국속에서 굳이 강 장관이 직접 갔어야 했느냐는 목소리부터 정치적 자리엔 참석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의견들이 관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이 호주와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단장은 강호인 장관이 아닌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이 맡았다. 이 때문일까. 오히려 해외출장이 더 필요할 수 있는 국토부 1,2차관마저도 해외 외유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김경환, 최정호 국토 1·2차관이 모두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장관과 2차관이 동시에 국내에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렇듯 해외행보는 적극적이지만 국내에선 사정이 다르다. 특히 국토부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건설 부동산 업계에서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아 건설업계와 집을 장만하고 싶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6개 건설사 비공개 국토부 간담회와 한국토지신탁 등 신탁사를 상대로한 국토부 관계기관 회의다. 국토부는 지난 6일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6개 대형건설사 주택담당 임원들을(상무급)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수주 경쟁 등을 자제해 달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자산신탁, 금융투자협회 등 8개사를 불러 재건축 사업 신탁방식 추진에 대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강남 등 시장 과열을 추부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쯤되면 강호인 장관이 직접 나서 기자간담회 등을 열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업계를 직접 만나는 등 시장 안정화에 나서는 행보를 보일 법도 하지만 그의 모습이나 발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직접 뛰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국내외 상반된 행보는 지난 2015년 11월 강 장관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서둘러 국내 주택업계와 건설업계 대표자들을 만나는 등 적극적이던 국내 행보와도 상반되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건설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기존 차관급이 참석하지 않고,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참석하면서 격을 한단계 떨어뜨렸다는 일각의 시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로 정작 내 집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권말기 공직기강해이가 아니냐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부재인 상황에선 장관이 더 행보에 신중해야한다. 내달 교체가 확실시 된다고 해도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상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