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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화려한 등장부터 검찰 소환까지

[검찰, 롯데 오너家 정조준]신동빈 회장, 화려한 등장부터 검찰 소환까지

등록 2016.09.20 17:54

차재서

  기자

2011년 취임 이래 공격적 경영행보인수합병으로 그룹 규모 대폭 확대경영권 분쟁·비리 의혹에 발목 잡혀작년 국감 ‘사과’이어 ‘검찰’ 소환까지檢 소환조사 후 신병처리 문제가 관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검찰 소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검찰 소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롯데 비리 의혹의 ‘최정점’인 신동빈 회장이 20일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지 약 3개월, 그가 회장으로서 한국 롯데를 이끌게된지 5년7개월여 만이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되자 재계 전반에서는 회장 취임 이후 다사다난했던 그의 여정이 회자되고 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1년 2월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평소 적극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초반부터 거침없는 인수합병을 이어가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1년 충북소주(350억원)를 시작으로 2012년 CS유통(2500억)과 그랜드마트 2개점(1540억), 하이마트(1조2480억)를, 2013년에는 베트남 레전드 호텔(715억), 카자흐스탄 라하트(1800억)를 각각 인수했다. 2015년 5월에는 뉴욕팰리스 호텔을 9475억원에, 9월에는 KT렌탈을 5056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과의 빅딜을 결정한 뒤 올 상반기까지 삼성BP화학(819억원), 삼성정밀화학(4650억원), SDI케미칼(2조3265억원)을 차례로 편입시키며 화학부문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는 신동빈 회장 취임 직전인 2010년부터 올 7월말까지 총 9조7583억원을 투입해 28개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신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와 맞물려 롯데그룹의 매출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2010년 61조원 규모였던 그룹 매출액이 2014년에는 81조원까지 늘었다. 그는 지난 2004년 롯데 정책본부장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당시 23조30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신 회장 체제는 한 차례 위기를 맞게 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4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에 걸쳐 일본 롯데그룹 주요 임원직과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되자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탈환을 시도했다. 양측의 공방엔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가 총 동원됐으며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롯데에 대한 ‘일본기업’ 논란도 일었다.

지난해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나면서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롯데 오너가를 향한 사회적인 불신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롯데는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해명해야만 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해 국내에 기여하겠다는 공약을 함께 내걸며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싸움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광윤사 주주총회에서도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시켰다.

이와 함께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을 내면서 이를 놓고 가족들 사이의 갈등이 계속됐다. 지난달 법원이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선임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항고 의사를 밝혀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는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신동빈 회장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지난 6월10일 본사를 기점으로 주요계열사의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8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총수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검찰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과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에 이어 ‘가신 3인방’인 소진세 사장과 황각규 사장을 조사하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룹 2인자인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결국 신동빈 회장이 검찰에 출석함으로써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횡령·배임 혐의와 해외 부실기업 인수, 친인척 기업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집중 파헤칠 계획이다.

검찰 측은 신동빈 회장의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지만 재소환 없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5위 기업 총수의 구속이 경제계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측은 총수의 소환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구속된다면 경영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 장기간 분쟁을 이어온 만큼 그룹 경영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18만명이 종사하는 롯데의 미래 역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임직원들이 힘을 모으겠다”면서 “소비자와 협력사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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