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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작전 방불케 한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이사회

007작전 방불케 한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이사회

등록 2016.05.24 10:06

조계원

  기자

노조 동의없이 성과연봉제 이사회 의결로 도입은행 직원들도 모르게 비밀 장소에서 몰래 개최금융공기업 이사회 뒤에는 당국의 압박과 묵인

금융위가 개최한 금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공기관장, 좌측부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사진=뉴스웨이금융위가 개최한 금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공기관장, 좌측부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사진=뉴스웨이

금융당국의 성과연봉제 압박에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각 공기업 노조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측은 007작전과 같은 비밀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사측은 23일 서울 시내 모호텔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의결했다. 당초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사측은 비밀리에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사회의 개최 장소와 시간은 기업은행 내부에도 비밀에 부쳐졌다. 여기에 이사회 개최 결과 역시 당장 공표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사측이 비밀리에 이사회를 개최한 이유는 노조의 강한 반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사회 개최를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날 본점 이사회장을 물리적으로 봉쇄할 예정이었으나, 한 호텔에서 비밀리에 이사회가 개최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노조의 이사회 개최 반대는 이사회가 노조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데 이유가 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 변경안을 이사회에서 처리하는 것 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성과연봉제는 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은 물론 철도시설공단과 같은 모든 공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기업 사측이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압박과 동의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올해 5월 전까지 산은은 물론 주금공, 기보 등 대부분의 금융공기업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었지만 지난 10일 열린 ‘성과연봉제 기관장 간담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공기업 기관장을 대상으로 공개 압박에 나선 이후 사측의 움직임이 변하기 시작했다.

기업은행에 앞서 산은과 기은, 기보·주금공 등도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공기업의 이같은 행동에 금융위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기준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이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적 변경이라고 해도 사회적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사 합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해 이를 뒷 받침하고 있다.

다만 꼭 필요한 제도라고 해도 도입 과장에서 불법과 탈법이 조장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무리 훌률한 제도라고 해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도입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대화와 설득을 통해 도입된 제도라야 안정적으로 금융권에 안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chokw@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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