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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민 대우건설 내정자가 풀어야할 과제

[뉴스분석]박창민 대우건설 내정자가 풀어야할 과제

등록 2016.08.08 18:53

수정 2016.08.09 09:54

김성배

  기자

낙하산 사장 꼬리표 경영행보에 최대 악재산은 꼭두각시 노릇하면 직원 신뢰 못얻어해외사업 정상화 위한 특단조치 등 내놔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출처=대우건설)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 신임사장으로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최종 낙점됐다. 정통 현산맨인 그가 아직 밀실 인사와 정치권 낙하산 논란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아 그의 행보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산은의 전폭적인 지지로 수장(首長)에 오른 그가 산은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 올리기를 통한 매각이슈 해결, 해외사업 정상화 등 산적한 현안에서 그가 꼭두각시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8일 오전 11시부터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S타워 22층에서 3시간 가량 이사회를 갖고 박창민 전 현산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앞선 수차례의 사추위에서 박 내정자(단독 최종후보)를 지지한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KDB밸류 제6호 펀드 지분(50.75%)를 통해 대우건설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달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 확정까지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그가 낙하산 논란 꼬리표를 아직 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공금융기관인 산은이 최대주주인 대우건설 사장 내외부 인선 과정에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진행과정이 외부에 공개되지않은 채 사실상 밀실에서 이뤄졌다. 물론 면접과 프리젠테이션 과정이 있었다고 하나, 결과가 전혀 공개되지 않다보니 보이지 않은 힘에 의해 특정 후보자로 압축됐다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추위는 물론 이날 이사회도 마찬가지였다. 대개 본사에서 여는 이사회를 갑자기 인근 건물로 옮겨 노조 등의 반대를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았다.

때문에 낙하산 꼬리표가 그의 경영행보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산은과 정치권이 뒷배경이 됐다는 얘기가 사실상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만큼 그가 해결해야할 현안마다 산은이나 정치권 입맛대로 간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때문에 제2, 제3의 대우조선해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여전히 높다. 낙하산 논란 꼬리표부터 떼야 박창민식 경영행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장 대표적인 과제가 주가 올리기다. 전임 박영식 사장이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도 연임에 실패한 이유도 주가 부양 실패라는 얘기도 많다. 박영식 사장이 취임할 당시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7000원에 조금 못미쳤는데 최근 10분기 연속 흑자에도 불구하고 현 대우건설 주가는 6000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산은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주가가 1만5000원대였다는 점에서 산은은 주가 부양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주가 부양을 위해 기존 방식이 아닌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 등 조직에 무리하게 손을 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해외건설 사업 정상화도 마찬가지다. 주택건설분야 강자로 알려진 대우건설이지만 해외 플랜트 등 해외사업도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대우건설이 한때 해외 엔지니어링(설계)사 인수를 검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 경기와 성장세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우건설 스스로도 향후 글로벌 디벨롭 건설사를 지향하는 만큼 더 많은 해외사업은 대우건설에겐 필수다. 대우건설은 2분기 기준 국내부문 원가율은 83.0%로 전분기 85.3%대비 2.3%포인트 개선되며, 국내시장은 확실히 성장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부문 영업이익률은 11%에 이른다.

반면 해외에서는 총 14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원가율은 전기 107.1%에서 111.5%로 상승하며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 구조다. 신규 수주에서도 대우건설은 현재 연초 목표의 38%에 그친 4조6000억원의 수주를 올렸다. 이중 해외 수주는 불과 5000억원에 그쳤다. 정통 현산맨으로 그가 사실상 해외사업에선 문외한이라는 얘기를 듣는 상황에서 낙하산 논란에 따른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대우건설 매각건도 고민거리다. 산은은 금융위원회가 결정한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매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회사인 대우건설을 내년 10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기존 불문율에 가까운 관행을 깨고 내부 출신 정통 대우건설맨이 아닌 외부출신 CEO를 올린 점도 매각건을 성사하기 위한 매각을 위한 전지작업이란 얘기가 강하게 나온다. 정치권 낙하산 논란을 빚은 박창민 내정자가 산은 입맛대로만 움직인다면 소신과 원칙에 의한 행보가 아닌 정치권 등 힘있는 이들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선과정을 보면 낙하산 오명 떼기가 어떻게 보면 가장 서둘러 풀어야할 숙제일 수 있다. 대우건설 조직의 안정을 기하면서 회사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박 내정자가 산은의 입김보단 소신에 따른 경영하는 행보를 취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등 행태가 나온다면 제2의 대우조선이 되는건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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