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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민 전 현산사장, 대우건설 사장 낙하산 의심받는 4가지 이유

[뉴스분석]박창민 전 현산사장, 대우건설 사장 낙하산 의심받는 4가지 이유

등록 2016.07.18 13:48

수정 2016.07.18 15:24

김성배

  기자

낙하산 인사의 보은 행보 가능성대우 주가↓ 등 가치 훼손 여지 커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

“산업은행이나 정부, 청와대도 (대우건설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부담스러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를 몰고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때문에 대우건설 사장 인선에선 낙하산 냄새가 가장 덜나는 낙하산, 즉 낙하산이 아닌 것처럼 포장이 잘된 인물을 최종후보로 올려 CEO로 자리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건설업계 관계자)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10일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 2명의 후보를 선정하고 프리젠테이션까지 했지만, 느닷없이 무효처리하더니 최근 2배수까지 압축한 사장 재공모에선 낙하산 논란마저 일고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산업개발 전 사장이면서 지난 3월까지 한국주택협회장을 역임했던 박창민 현산 고문이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건설은 그동안 내부출신인 서종욱 전 사장(6년)과 박영식 현 사장(3년) 등 관례적으로 내부출신이 CEO로맡아왔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노조를 비롯한 정통대우건설맨, 조직 임직원들의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에 뉴스웨이는 박창민 전 현산 사장이 대우건설 후임 사장으로 인선될 가능성과 낙하산으로 의심받는 이유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봤다.

①재공모 요건에 해외 능력 명시···해외 경험 사실상 전무에도 2배수에

사실 낙하산 문제는 낙하산 이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니다. 새 CEO가 회사 가치를 올리고 난관을 극복할 탄탄한 전문성을 갖췄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주가 올리기가 필수인 대우건설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우건설은 2010년 산업은행이 주당 1만5000원대에 사들였으나 최근 주가는 고작 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내년 10월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해야하는 산은 입장에선 주가 올리기가 급선무인 셈이다.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 할지라도 탁월한 전문성과 사업 수완으로 조직을 이끌어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인물을 가릴 이유가 없다.

박창민 후보자를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대우건설 노조도 낙하산 인사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박창민 전 현산사장도 전문성을 갖췄다. 특히 주택건설업계에 잔뼈가 굵다. 실제 박 전 사장은 1979년 현산으로 입사해 영업본부 재개발 담당중역과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1년부처 3년간 현산 사장으로 지내는 등 업계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재개발 재건축 등 주택분야 만큼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지난 3월까지 한국주택협회 회장직을 맡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문제는 해외 수주능력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국내와 해외 사업 비율이 최고 70% 가량까지 오르내린적이 있고, 국내 주택 경기 하강이 예상되면서 플랜트 등 해외사업 비중 확대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CEO의 해외사업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가 차기 사장 재공모 자격요건에 ‘해외 수주능력’을 요건으로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사추위는 해외사업 경험과 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박 후보자를 최종 2배수 후보에 올렸다. 이런 박창민 후보자가 30여명의 쟁쟁한 내외부 대우건설맨을 뚫고 최종 후보에 올라왔다는 자체가 낙하산 후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대우건설 안팎의 시각이다. 정치권의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얘기다.

②정치인+감사원 고위간부 배경설 파다

국회의원이나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만으로 낙하산으로 규정하긴 어렵다. 대기업에서 중역이나 임원 자리에 오르고 CEO자리까지 꿰차게 되면 어느정도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나눌 기회가 많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박창민 후보자의 경우 현산 사장 뿐만 아니라 지난 3월까지 주택협회장직을 역임했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한다. 주택업계 입장을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해야하는 협회장의 특성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나 고위 관료들과 친밀해질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그가 19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 뿐만 아니라 여타 상임위원회 의원들과도 끈끈한 유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박 후보자는 야당의 J의원은 물론 여당의 K의원, 또다른 K의원 등 국회와 두루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후보자는 현직 감사원 고위간부와도 끈이 닿아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 그는 감사원 현직 고위간부와 학교 선후배로 학연으로 얽힌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라는 특성상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물론 금융당국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이어서 그가 2위 안에 들지 못한 낮은 면접 평가 점수에도 불구하고 2배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시각이 대우건설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면접과정에서도 열성적인 자세라기 보다 사장 내정을 확신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③지지부진하던 사내 공모···외부 재공모선 일사천리

사장 공모기간 일정도 대우건설 차기 사장에 낙하산 인물이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했다. 대우건설은 사장 인선 최종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와 사추위를 최근 21일에서 20일로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최근 낙하산 논란이 일자 최종 후보 확정일자를 더욱 서두르는 행보를 보였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는 지난달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가 경합한 사내 사장공모 당시 최종 후보선출을 이유없이 시간을 끌다가 결국 무효화하고, 재공모하는 등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던 모습과는 크게 대조적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최종후보가 낙점이 안된 상황에선 느림보 걸음을 하다가 누구한명을 점찍은 재공모 상황에선 일사천리로 인선을 진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궁지에 몰린 산은이 최대한 신중하게 공모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반발이 적고 낙하산이 아닌 듯 잘 포장된 낙하산 인사를 점지하기까지 산은과 정부, 청와대가 최대한 시간끌기 작전을 벌였을 거라는 의혹도 동시에 나온다.

④사추위원들간 고성오가···당겨지는 재공모 일정

대우건설 사추위는 지난 13일 서류전형을 통과한 5명을 대상으로 PT(프리젠테이션) 등 개인 면접을 거쳐 박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최종 후보 2인에 선정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유력 정치인이 특정인을 사장으로 밀고 산은 측이 이를 강행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후보자 5배수에서 2배수로의 압축 면접과 인선 과정에서 사추위원들간 고성이 오가고, 참석자 중 한명이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낙하산 논란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산은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확인된 상황에서 이번 인사 의혹이 사실일 경우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는 필연적으로 덕을 본 정치인이나 지인들에게 보은 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 조직을 단단히하고 회사 가치를 올려야하는 CEO가 외부 행보에 열을 올린다면 조직이 제대로 성장해가겠는가. 제2, 제3의 대우조선해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사옥 전경(출처=대우건설)대우건설 사옥 전경(출처=대우건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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