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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차기 사장에 박창민 전 현산사장 유력

[단독]대우건설 차기 사장에 박창민 전 현산사장 유력

등록 2016.07.14 09:11

수정 2016.07.15 10:31

김성배

  기자

산은 내부출신 배제원칙에 급부상대우건설 사추위 오늘 2배수 압축한자리 놓고 조응수·원일우 힘싸움해외 약점 큰 朴···낙하산 몰릴수도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전 한국주택협회 회장)이 차기 대우건설 사장 자리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내부인사(공채출신)를 사실상 배제하기로 하면서 비(非)대우맨인 박창민 전 현산 사장을 낙점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가 주택 전문가이면서도 해외사업 경험이나 역량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어 공채 대우맨인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과 외부 대우맨인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은 열려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재공모 후보자 30여명 가운데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 강승구 전 푸르지오서비스 사장,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 5명을 추렸다. 특히 이날 오전 후보자를 2배수를 압축해 면접이나 PT(프리젠테이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박창민 후보와 함께 원일우 후보가 2배수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는 조응수 후보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일우 후보도 2배수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산은, 대우맨 배제원칙에 범대우맨 줄줄이 낙마 가능성 높아 = 대우건설 안팎에선 차기 대우건설 사장으로 그 누구보다 박창민 전 현산사장을 유력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10년 넘게 내부 출신 CEO를 앉혔다가 막대한 부실을 키우고 은폐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산업은행이 사실상 대우건설 내부 인사 배제원칙을 내세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직 대우조선해양의 두 사장도 현재 수조원의 부실을 키우고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합을 벌이고 있는 조응수 전 부사장은 물론 금호산업 전 사장으로 외부 대우맨(공채출신)인 원일우 후보자도 내부출신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앞선 지난달 사장 공모에서 2파장이 예상되던 박영식 현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가 재공모에서 사실상 탈락한 것도 대우 내부자 배제원칙이 적용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에선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공금융기관인 산은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 원칙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 자리에 앉기 위해선 실력뿐만 아니라 청와대나 정부, 정치권 실세와의 끈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 미뤄볼 때 박창민 후보자가 앞서간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박 후보자의 경우 지난 3월까지 한국주택협회 회장으로 활약하면서 주택업계 입장을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해야하는 특성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나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과 친분을 두텁게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19대 국회 국토위 의원들 뿐만 아니라 타 상임위 의원들과도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우건설 사장직에 오르기 위해선 해외건설 수주 능력(사장 자격요건)이 필수인데 해외 사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약한 박창민 후보자가 최종 2배수 후보까지 오른 건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밀어올린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대우건설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대우건설 매각 이슈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산은으로서는 내년 10월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해야하는데 박창민 후보자의 친정인 현산이 대우건설의 인수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사업 강자이긴 하나, 해외사업이 열세인 현대산업개발이 해외사업 능력이 탄탄한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박창민 후보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호사가들 사이의 설에 불과하지만 박 후보자가 CEO자리에 오를 경우 전혀 딴나라 얘기로 보이는 '설'이 되레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박창민 전 현산 사장 해외경험 없는게 약점···조응수·원일우 뒤집기 가능성도 열려있어 = 박창민 후보가 추진력과 리더십 등에서 탑 클래스 능력을 지닌데다 주택과 영업 전문가로 명성이 높아 대우건설 차기 사장으로 가장 유력하다고는 하지만 해외경험이 없다는 것은 약점이다. 일각에서 국내 주택사업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사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하는 대우건설의 CEO로선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박 후보자와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 조응수·원일우 후보자의 막판 스퍼트 여부에 따라 뒤집기 가능성도 일부 열려 있다.

특히 당초 2배수 명단에 원일우 후보가 오를 것이란 예상을 깨고, 대역전극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 조응수 후보자의 경우 전형적인 엔지니어로 대우건설을 대표하는 해외 플랜트 전문가다.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정치권과 금융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해외 플랜트전문가라는 점에서 주택 등 국내 먹거리에 치우친 대우건설의 과제를 타개할 적임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우건설 노조 반발 가능성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대우건설 노조가 최근 비대우건설맨인 박창민 후보자를 낙하산으로 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노조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수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기본적으로 대우건설 사정을 잘 아는 내부출신이나 공채출신 외부인사를 차기 사장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나 산은 모두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에 따른 후폭풍을 대우건설 사장 인선에선 맞닿드리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인다. 다만 지지부진하던 대우건설 사장인선에 최근 속도가 붙었다는 건 유력 후보가 정해졌다는 얘기일 수 있다. 이는 산은이 정부나 정치권으로 부터 모종의 시그널을 받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어 인선 절차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오는 21일 이사회 이전까지 최종 1명의 후보로 압축한 뒤 8월초 임시주총에서 정식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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