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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장 만난 정은보 금감원장, 감독 체계 대변환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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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친화적 감독’ 기조 본격화
위험 선제 파악·사전 예방 ‘방점’
“세련되고 균형되게 개편하겠다”
금융권선 종합검사 폐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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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종합검사를 포함한 금융사 감독 체계 변화를 예고했다.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둔 검사 체계로 전환하면서 금융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의 ‘시장친화적 감독’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에선 내심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종합검사 방안 대폭 수정이나 폐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정 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는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 체계로 개편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참석해 정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정 원장은 “현행 종합검사와 부문검사로 구분되는 검사 방식을 개선하겠다”며 “실제 검사 현장과 제재심의 과정에서 금융사와 소통채널을 확대해 검사의 주기, 범위, 방식 등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금감원이 오는 15일 예정된 우리금융 종합검사 계획을 돌연 유보하면서 금융권에서 내심 기대한 종합검사 폐지 관련 언급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당장 우리금융 종합검사 유보로 올해 하반기 계획된 카카오뱅크, 동양생명, KB손해보험의 종합검사 일정도 물리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간담회가 끝난 직후 정 원장은 “종합검사는 폐지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종합검사, 부문검사를 포함해서 어떻게 보완하고 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검사와 제재 개선을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여러 방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 원장의 ‘감독 체계 개편’ 발언으로 금융권에선 현행 종합검사 방식을 대폭 수정하거나 나아가 폐지도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수정 방안으로는 사전 컨설팅식 검사, 비대면 평가, 기존 부문검사 강화, 경영평가 보완 등의 방식이 꼽힌다.

그간 금감원 종합검사는 전임 금감원장 시절 논란 속에 부활했다는 점에서 금융권 내 비판 여론이 꾸준했다.

금감원의 과도한 자료 요구와 인력 투입으로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동시에 언제든 금융사 길들이기를 내포한 표적 검사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두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래 폐지됐던 종합검사가 전임 금감원장 시절인 2018년에 재개돼 금융사에 막중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지나친 규제 일변도였던 시절과 지금은 또다시 달라져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도입과 폐지를 반복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앞서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종합검사의 관행적인 성격에 주목해 2015년 이를 폐지했다.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규제보다는 소통으로 발전적인 지점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철학이었다.

당시 진 전 금감원장은 “금융사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최소한만 간여해 자율과 창의를 촉진할 수 있도록 감독관행의 물꼬를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윤석헌 전 금감원장은 2018년 3년 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며 금감원의 금융사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전혀 다른 노선을 취했다. 문제는 이때 재개한 종합감사를 두고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하는 금융권 시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금감원 감독을 받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효율성에서 지나치게 과거 지향적이라는 지적이다.

특정 금융사를 위한 종합검사에 금감원 인력 30여명이 투입돼 한 달여의 종합검사를 하면서 과도한 자료 요청으로 금융사 직원들이 불만을 겪는다는 뒷말도 꾸준했다. 윤 전 원장 시절 우수한 금융회사에 종합검사 면제 혜택을 주고 취약점 많은 금융회사만 골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장에선 금감원의 먼지털기식 검사와 보복성 검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종합검사 이후에도 막상 금융 사고가 발생해 제대로 된 종합검사가 진행된 것 맞느냐는 반론도 나왔다. 종합검사가 다시 시행되고도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등이 불거진 것은 역설적으로 ‘강한 사전 감독’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 종합검사를 둘러싼 정은보 원장의 입장 표명을 기대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 원장은 지난달 7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도 “금융업계에서 현재 금감원의 전체적 검사와 제재가 과연 법과 원칙의 테두리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과 소통하고 지원하겠다는 정 원장의 취임 일성이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계획으로 나온 것 같다”며 “종합검사를 폐지해도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대대적인 손질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원장은 “은행법의 적극적 해석으로 고객의 동의가 있으면 지주그룹 내 고객정보 공유에 제한이 없도록 하겠다”며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산정 방식을 개선해 자금 공급기능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이자 취임 일성으로 내건 ‘소통’과 ‘시장 친화’ 행보다.

임정혁 기자 dori@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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