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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노조 재림 앞에 긴장하는 한국경제

[포커스]강성 노조 재림 앞에 긴장하는 한국경제

등록 2013.11.07 07:27

수정 2013.11.07 07:29

정백현

  기자

다수의 기업 노조 집행부가 강성 성향의 인물로 재편되고 있어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 노조 집행부.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다수의 기업 노조 집행부가 강성 성향의 인물로 재편되고 있어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 노조 집행부.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강성 노조의 재림’ 앞에 우리 경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노사 분쟁이 내년부터 다시 심해질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다수의 산업체 노조 집행부가 강성 급진 성향의 인물들로 재편되고 있다.

가장 눈여겨 볼만한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선봉에 섰던 조직으로 국내 노동운동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12년 만에 강성 노조 집행부를 탄생시켰다.

지난 10월 17일 실시된 현대중공업 새 노조위원장 선거 결과 강성 성향의 정병모 후보가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김진필 현 위원장을 누르고 새 위원장에 당선됐다.

노조의 영향력이 다른 업종에 비해 강한 자동차업계 노조 역시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투쟁을 접어둔 쌍용차 노조를 빼면 모두 회사가 노조 문제로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10월 25일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는 김종석 후보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09년 기아차 노조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한국GM 노조도 지난 9월 선거를 통해 현장 강성 성향을 띄는 정종환 후보를 새 노조위원장으로 뽑았고 복수 노조가 운영되고 있는 르노삼성 역시 한 쪽의 노조가 강성 성향을 띄고 있다.

그나마 국내 제조업 노조 중 가장 영향력이 센 현대자동차 노조는 중도 성향 집행부가 들어선다는 점이 다행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5일 집행부 선거 1차 투표를 진행했다. 강성 성향 후보들은 1차 투표에서 모두 탈락했다.

현대차 노조는 ‘3년 연속 무파업’ 성과를 이룬 중도 온건 성향 이경훈 후보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출신 하부영 후보가 오는 8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하 후보 역시 중도 성향이지만 이 후보보다 좀 더 ‘좌클릭’ 경향을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성 노조의 잇단 등장에 재계는 물론 각 기업이 본거지를 두고 있는 지역에서도 적잖은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강성 노조의 등장에 대비해 기업 내 노무 관련 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강성 노조 집행부를 다시 대면하게 된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잠재적인 불안감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여러 정황 상 과거의 ‘골리앗 투쟁’이 재현되기는 힘들겠지만 그동안 유지돼 온 무분규 임협 역사가 깨질까 우려된다”며 “그간 보여 온 상생의 노사 정신을 후임 집행부가 잘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측에서도 노조의 잇단 쟁의 행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13년에만 노조의 쟁의 행위로 적잖은 피해를 봤다”며 “경영실적에서도 나오듯 노조의 불필요한 분쟁 분위기 조성은 결국 회사의 실적 악화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시(市)’라 불리는 울산지역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울산 염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희권 씨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면 지역 경제도 죽는다”며 “노동자 권익 향상도 중요하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민들의 권익도 생각해달라”며 강성 노조의 자중을 촉구했다.

한국GM의 핵심 근거지인 인천지역 상권도 긴장하고 있다. 인천 작전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최희준 씨는 “노조가 움직이면 매출에 지장이 바로 미치기 때문에 파업을 준비한다는 기사를 보면 가슴부터 철렁해진다”며 “이젠 제발 참아달라”고 호소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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