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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집행부’ 현대차 노조, ‘투쟁=비효율’ 깨달았다

[포커스]‘중도 집행부’ 현대차 노조, ‘투쟁=비효율’ 깨달았다

등록 2013.11.07 07:28

정백현

  기자

국내 제조업계 노동조합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한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에 중도 성향의 인물들이 들어서게 됐다. 지난 2011년 4대 집행부 선거에서 강경 성향의 문용문 현 위원장이 당선된 뒤 2년 만의 일이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5일 시행한 5대 집행부 선거 1차 투표 결과에 따르면 중도 성향의 이경훈 후보가 45.4%의 득표율로 1위, 역시 중도 성향의 하부영 후보가 19.3%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두 후보 모두 중도 성향이지만 하 후보가 조금 더 좌파적 성향을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년 연속 무파업 임협 타결’ 전력이 있는 이 후보가 ‘투쟁’이라는 단어를 감춘 반면 하 후보는 ‘노사 협조주의’를 척결하겠다는 뜻을 밝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현대차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강성 후보들의 투쟁 일변도 캐치프레이즈가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현장’과 ‘금속연대’,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등 강성 조직 후보들은 모두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강성 현장 조직이 활성화된 울산공장에서만 강성 후보들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 다른 사업장은 중도 성향 후보들에게 표가 쏠렸다.

이는 2013년 한 해 동안 계속된 노조의 잇단 강경 쟁의 행위에 근로자들이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지나친 강경 투쟁이 오히려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근로자들 스스로 깨닫고 실리주의 후보들을 선택해 더 이상의 비효율을 막고 진정한 근로자의 권리를 찾아보겠다는 의지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8~9월 임단협 교섭 중 총 10차례 파업에 나서는 등 회사 측과 팽팽히 맞섰다. 지난 7월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희망버스’ 시위대가 울산에 몰려와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와의 싸움을 통해 근로자들이 받아든 성과는 오히려 나빠졌다. 전년 대비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5.1%로 줄었고 성과급 지급 규모도 300%+900만원에서 300%+500만원으로 줄었다.

회사의 경영실적도 나빠졌다. 생산 차질이 공급 부족과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탓이다. 회사 밖에서는 노조의 잇단 쟁의 행위에 대해 ‘받을 만큼 받으면서 파업만 일삼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러한 일들에 대해 반감을 가진 근로자들이 투표로서 의견을 표출한 셈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강경 대응 방식을 두고 해가 갈수록 현장의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파업 없이도 근로자들의 실리를 챙긴 ‘이웃 사업장’ 현대중공업의 사례가 현대차 노조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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