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과열 시장, 증권사·투자자 모두 달라져야 한다

당분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특정 종목을 쫓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여유 자금을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아닌 빚을 내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더욱 과열되는 모습이다. '한탕주의' 심리가 만연하다보니 당국의 채찍도 통하지 않는 형국이다.

이 같은 심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 잔고는 20조원대를 기록 후 쉽사리 줄지 않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현 시점에서 과도하게 높아진 신용잔고는 반대매매 출회 등 변동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자칫 증시 뇌관으로 작동해 국내 증시를 흔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증권사는 돈을 버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당국이 채찍을 들었음에도 개인 투자자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물론 투자는 개인의 몫이고 증권사는 기업이기에 고객인 개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거래를 제공하고 이익을 남겨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이익만을 쫓는 증권사는 자본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 뿐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해달라고 증권사에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주문했었다.

이에 증권사는 신용거래의 문턱을 높혔다. 하지만 '시늉'에만 그쳤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증권사는 항변한다. 투기 행렬을 증권사가 어떻게 멈추게 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자본시장의 중심에 선 증권사가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국내 자본시장이 어떻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증권사가 신용거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음에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당장의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본 시장의 건정성이 확보되길 위한다면 바로 앞의 이익은 잠시 내려놓고 시장이 진정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 시장이 혼란한 만큼 증권사가 고객인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에 더 집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