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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웰트, '디지털 치료제'로 해외시장 문 두드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웰트, '디지털 치료제'로 해외시장 문 두드린다

등록 2023.06.14 15:23

수정 2023.06.14 15:29

유수인

  기자

김주영 미국지사장 인터뷰 국내2호 '불면증' DTx 허가美기업 '편두통' 파이프라인 인수

김주영 웰트 미국지사장은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의 편두통 파이프라인 인수 후 해외에서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사진= 'BIOUSA 2023' 공동취재단김주영 웰트 미국지사장은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의 편두통 파이프라인 인수 후 해외에서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사진= 'BIOUSA 2023' 공동취재단

국내 2호 디지털치료제(DTx)를 개발한 웰트가 불면증에 이어 편두통을 적응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웰트는 지난 4월 파산 신청한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이하 페어)의 편두통 관련 파이프라인을 최근 5만달러(약 6500만원)에 인수했다. 회사가 강조하고 있는 '예측 의료' 측면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웰트는 2016년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현재까지 삼성, 한독, IMM, 스마일게이트 등에서 누적 1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현재 웰트는 불면증 DTx '웰트-아이'(WELT-I)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2호 DTx로 승인받았다.

DTx는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고품질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이다. 알약이나 주사제 같은 기존 약물의 형태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앱, 게임, VR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규제기관의 인허가를 거쳐 의사의 처방을 통해 환자에게 제공된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 독립적으로 사용되거나, 의약품·의료기기·기타 치료법들과 병행해 사용 가능하다.

웰트-아이는 인지행동치료를 환자의 수면 패턴에 따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현재 임상진료지침에서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네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만난 김주영 웰트 미국지사장은 "웰트는 예측 의료를 강조한다. 단순 예측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임상적 효용이 있어야 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이 몇 개 없다"며 "그중 하나가 두통이다. 자체적으로도 두통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서 (페어의 편두통 파이프라인이) 좋은 자산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개념증명(PoC)이 이뤄진 상태에서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 검증은 돼있다. 디지털치료제화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작업이 중단된 것"이라며 "페어 재직 당시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었다"고 부연했다.

김 지사장은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다.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 페어 등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다 2020년 웰트에 합류, 작년 3월부터 미국 현지 법인장을 맡고 있다. 웰트USA는 웰트 제품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김 지사장은 페어의 자산 인수 후 해외에서 웰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웰트는 편두통 파이프라인 외에도 알콜·마약 중독 DTx '리셋(reSET)'과 불면증 치료용 DTx '솜리스트(somryst)'의 차순위 인수자로 등재됐다.

페어는 전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DTx를 승인받은 기업이다. 3개의 FDA 승인 DTx를 보유했지만 보험권 안착 실패로 결국 파산했다.

김 지사장은 "페어의 유산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해 외신의 관심이 많았다"며 "페어 파산에 대해 현지에서는 많이 안타까워했다. 제품이 안 좋아서가 아니다. 환자들은 혜택을 보았음에도 지불자(payor)들의 움직임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DTx의 묘미는 '헬스케어의 민주화'라고 본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양질의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사보험은 다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을 원하다보니 어려움을 겪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DTx도 FDA로부터 어느 정도 데이터를 인정받아 허가를 받는 것인데 지불자들은 별개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요구한다"며 "FDA는 적극적인데 오히려 지불자들이 발 빠르게 맞춰주지 않는다. 이런 점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 비해 늦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며 "미국은 DTx의 구분을 의료기기로 할지, 약으로 할지 애매모호해 미국 연방 공보험인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에서 수가를 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미국 의회에선 DTx를 독립적으로 봐달라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페어 파산 사태를 겪으며 '동료'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페어는 DTx를 개척한 첫 회사였다. 당시 동료가 없었기 때문에 너무 혼자 빨리 앞으로 나아갔다"며 "(새 시장을 개척할 땐) 혼자 빨리 치고 나가는 것보다는 시간이 더디더라도 같이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DTx 진출이 다소 늦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과 긴밀히 소통해왔고, 이에 디지털의료제품법 등 법적인 제도도 마련됐다는 게 김 지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웰트는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디지털치료제협회(DTA) 이사회로 참여하고 있다. DTA는 글로벌 DTx 협의체로 글로벌 빅파마 및 디지털 치료제 기업, 관련 기관 등이 주요 멤버로 있다.

그는 DTA 회원사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임을 전했다. 웰트USA를 통해서는 연구·개발(R&D) 협력과 사업개발(BD)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장은 "미국 지사를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건 어렵다. 미국의 500개가 넘는 사보험을 일일이 두들겨야 하는데 영업력을 그 정도로 갖추긴 어렵다"며 "다만, 한국에서만 하면 우리나라 시장에 갇히게 된다. 한국에서 저렴하고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현지에서 좋은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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