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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유진투자증권, 1/10 토막난 영업익···현금흐름 악화땐 기업 존패 불투명

증권 증권일반 위기의 중소형 증권사②

유진투자증권, 1/10 토막난 영업익···현금흐름 악화땐 기업 존패 불투명

등록 2023.05.15 08:00

수정 2023.05.16 10:38

안윤해

  기자

유진투자증권, 지난해 영업이익 113억 전년比 89.4%↓9년만에 최악 실적···유창수·고경모 경영 능력 도마위우발채무 8273억 자기자본比 87.2%···재무건전성 악화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 대표. 그래픽=박혜수 기자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 대표. 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증시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실적 감소와 주가조작 연루 등 겹악재에 빠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진증권은 향후 실적 회복 여부에 따라 존망이 좌우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89.4%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영업이익(107억5167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7억원으로 95.3% 쪼그라들었다.

유진증권이 9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두면서 유창수 대표이사 부회장과 고경모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너가인 유 부회장은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지난 2007년 유진투자증권에 합류해 1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앞서 2020년 유진투자증권은 유창수 단독 대표 체제에서 유창수·고경모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체제 개편 이후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자 이탈 등으로 실적 그래프가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식 및 채권시장이 하락하면서 운용부문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투자중개부문의 부진도 이어지면서 연간 순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완벽한 '어닝 쇼크'였다.

사업확장을 위한 우발채무와 금융상품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조달 증가로 재무 건전성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말 유진투자증권의 우발채무(유동화증권 매입+확약실행분) 규모는 8273억원으로 자기자본(9487억원) 대비 87.2%에 달하고 있다.

이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396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1.7%를 차지하고 있다. PF 관련 약정은 모두 무등급이며 중·후순위 약정 비중도 80%를 상회해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행히 브릿지론 비중은 자기 자본 대비 10.7%로 높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재무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기자본투자(PI) 부실에 따른 부동산 PF 관련 매입대출채권은 1004억원으로, 자산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전체 고정이하분류자산'(1678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말까지 해당 PF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지만 정리작업 상황과 해외 대체 투자 등에 따라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진증권은 은행권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유동성 부담에 대응하고 있으나 부채에 비해 현금성 자산은 저조한 상황이다. 부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2021년(4227억)과 비슷한 4474억에 머물러있다.

자본 적정성 지표 역시 중소형사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현재 자본 완충력을 나타내는 '조정순자본비율'은 203.9%로 전년(223.6%) 대비 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발부채를 감안한 조정유동성비율도 기존 102.2에서 96.2%로 100%를 하회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진투자증권의 영업직 직원은 현재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직원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코스닥 기업 B사에 대한 호재를 퍼트린 후 주가를 조작해 수익을 실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B사가 투자한 해외 바이오기업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호재가 퍼지면서, 당시 2000원대였던 B사의 주가는 두 달 만에 4배 폭등한 바 있다.

다만 해당 바이오기업의 나스닥 상장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B사는 2020년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경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수사해 왔으며, 해당 과정에서 A씨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8일 유진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상태다.

실적 반등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유창수·고경모 대표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이번 주가조작 연루에 따른 리테일 부문의 회복 지연과 우발부채 현실화, 건전성 저하 등의 위험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비롯해 증권 업황의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계도 유진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에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유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올해 금리 인상에 따라 당분간 실적 개선에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경기 저하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각 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지속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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